자유로운 이야기
[자유] 당신
  • 우리플라워 브론즈 파트너스회원
  • 2022.04.09 07:13 조회 58




당신


김용택


마음이 가면

봄갈이 해논 밭흙같이

보드랍고 따스한 몸이 오는 그대

그대 사랑은 한없이 크고

끝도 갓도 없이 넓어서

내가 그대 앞에 서서

이만큼 저만큼

이, 이, 이만큼 보다 더 크게

내 아무리 두팔이 찢어지게

다 벌려 

저 하늘

이 땅만큼

그대 사랑한다해도

그대는 

내가 사는

저 하늘 이 땅 같아

나는 그대 사랑안에 있고

그대 사랑은

내 손 내맘 닿는데까지

피어나는 꽃처럼

일어서는 봄산처럼

세상을 환하게 열어줍니다


가난하고 쓸쓸했던 내세상

봄이 오는 들길을 따라

불쌍한 우리 보리피리 불며

산설고 물설은 산중 땅

찾아온 그대

내가 저문 산처럼 배고파 누우면

그대는 내곁에

저문 강으로 따라누워

당신의 강으로 따라누워

당신의 피와 살을 주어 채워적시고

내가 새벽 산처럼 어둡게 서있으면

그대는 훤한 앞산으로

해 받아 일어서서

내 이마에 이마를 대어

산문을 열어줍니다

사랑하는 당신

아직은 그대앞에 두손 다 편히 내려놓고

그대 바라볼 수 없이

흔들리는 우리 땅

우리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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