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님는 내 동생까지 잘 챙겨주셨다.
가족끼리 외식하거나,
여행 갈 땐 꼭~ 내 동생을 챙겨주셨다.
내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했다.
동생과 시어머님은 고맙게도 정말 나 이상으로
잘 지내주었다..
시어머님이 또 다시 나에게 봉투를 내미신다.
"어머님. 남편이랑 따로 정은이 결혼 자금 마련해놨어요.
마음만 감사히 받을께요"
도망치듯 돈을 받지 않고 나왔다.
버스정류장에 다달았을 때 문자가 왔다.
내 통장으로 3천만원이 입금되었다.
그 길로 다시 시어머님께 달려갔다.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울면서 짜증도 부렸다.
안받겠다고...
시어머님께서 함께 우시면서 말씀하셨다.
"지은아...
너 기억 안나?
친정 엄마 돌아가실 때 내가 약속 드렸잖아.
혼수해서 시집 잘 보내주겠다고...
나 이거 안하면 나중에
네 엄마를 무슨 낯으로 뵙겠어"
시어머님은 친정엄마에게 혼자 하신 약속을 지켜주셨다.
난 그 날도 또 엉엉 울었다.
시어머님께서 말씀하신다.
"순둥이~ 착해 빠져가지고 어디에 쓸꼬....
젤 불쌍한 사람이 도움을 주지도,
받을 줄도 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고
울고 싶을 땐 목 놓아 울어버려"
제부될 사람이
우리 시어머님께 따로 인사드리고 싶다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시부모님, 우리부부, 동생네.
그 때 시어머님이 시아버님께 사인을 보내셨다.
그 때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
"초면에 이런 얘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사돈처녀 혼주자리에 우리가 앉았음 좋겠는데... "
혼주자리엔 사실 우리 부부가 앉으려 했었다.
"다 알고 결혼하는 것이지만,
그 쪽도 모든 사람들에게 다 친정 부모님 안 계시다고
말씀 안드렸을 텐데...
다른 사람들 보는 눈도 있고...."
그랬다.
난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었다.
내 동생네 부부는 너무도 감사하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 동생은 우리 시아버지 손을 잡고 신부입장을 하였다.
내 동생 부부는 우리 부부 이상으로 우리 시댁에 잘 해주었다.
오늘은 우리 시어머님의 49제였다.
가족들과 동생네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오는 길에 동생도 나도 많이 울었다.
오늘 10년 전 어머니와 했던 비밀 약속을 남편에게 털어 놓았다.
그 때, 병원비 어머니께서 해주셨다고...
남편과 난 부등켜안고
시어머님 그리움에 엉엉 울어버렸다.....
난 지금 아들이 둘이다.
난 지금도 내 생활비를 쪼개서 따로 적금을 들고 있다.
내 시어머님께서 나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나도 나중에 내 며느리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내 휴대폰 단축번호 1번은
아직도 우리 시어머님이다.
항상 나에게 한없는 사랑 베풀어주신
우리 어머님이다.
어머님....
우리 어머님...
너무 감사합니다.
어머니 가르침 덕분에 제가 바로 설 수 있었어요.
힘들 시간 잘 이겨낼 수 있었고요..
어머님...
넘 사랑합니다...
그립습니다...
제가 꼭 어머니께 받은 은혜,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고
사랑하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너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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