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성남제일초등학교 주변 석축(옹벽)의 모습. 석축 하부까지 균열이 진행되고 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교수 자문 의견서 사진 갈무리.
교실 붕괴 우려로 학생들의 등교 거부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제일초등학교 옹벽 문제(<한겨레> 24일치 13면 보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됐고, 인근에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도 옹벽 파손이 진행 중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들은 지반 조사를 포함한 정밀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24일 <한겨레>가 입수한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교수의 ‘성남제일초등학교 지반변형에 대한 자문 의견서’에는 학교 인근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시공사가 작성한 안전진단 보고서가 실려 있는데, 여기엔 학교 옹벽 손상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 전 교수는 토목지질공학 분야 권위자로, 2011년 7월 일어난 서울 우면산 산사태를 예견한 인물이다. 그는 성남제일초교 학부모회 요청으로 최근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이 의견서를 작성했다. 이 의견서는 지난 22일 학부모회와 학교 쪽에 전달됐다.
의견서에는 “(학교) 인근 아파트 시공사는 (옹벽 옆 터파기와 발파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2020년 4월 209쪽 분량의 안전진단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 분석 결과) 시공사 쪽은 이미 이 당시 ‘옹벽 활동손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된다”고 적혀 있다. 학교 옹벽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가늠할 수 있는 전문가 판단이 2년여 전에 이미 있었던 셈이다. 의견서는 “(시공사 안전진단) 2년4개월 만에 이렇게 계속 (옹벽의 활동손상이)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석축(옹벽)이 붕괴되는 건 시간의 문제”라는 이 전 교수의 견해도 담겨 있다.
붕괴 사고 등 안전이 우려돼 교실이 폐쇄된 성남제일초등학교 별관의 지난 23일 모습. 김기성 기자
이 전 교수는 의견서에 손상된 옹벽을 보수하는 방식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담았다. 의견서는 “석축의 상부에서 하부까지 연장된 균열들이 발견되고 있어 틈새를 시멘트로 메우는 임시방편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며 “상부 학교 건물과 운동장 지반에서부터 하부 옹벽까지 포함해 전체 지반에 대한 정밀한 안전성 검토가 수행돼야 한다. 석축 구간의 (학생) 통행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미 학부모회 부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학교 쪽은 건물이 안전하니 등교를 먼저 해야 한다고만 강조하고 있다”며 “당국은 학생들이 임시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동시에 권위 있는 전문가 의견대로 지반과 지질에 대한 안전진단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40년이 넘은 학교 건물 안전진단은 1회당 400여만원 안팎을 들여 학교 자체적으로 연 2회 실시되지만, 지질이나 지반에 대한 안전진단과 조사는 건물을 지을 때가 아니면 진행되지 않는다.
지난 23일 학교를 방문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공인된 전문기관에서 과학적이고 정밀한 진단을 하겠다”며 “진단이 나오면 모듈화 교실 설치, 리모델링, 개축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처방을 하겠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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