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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뉴스] 염화칼슘 이렇게 뿌려도 후유증 없을까
  • 쿠궁쿠궁 브론즈 관리자
  • 2022.12.29 07:47 조회 216

과다하게 사용시 토양 염분 높여 환경오염 우려
미국 등 선진국은 염화칼슘 사용 규제
전문가 "친환경 제설제 비중 높여야"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3일 서울 강서구의 한 제설차량이 염화칼슘을 뿌리며 지나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최근 전국 곳곳에 눈이 내리면서 제설제인 염화칼슘이 대량으로 뿌려졌다. 길거리를 오가거나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내릴 때 흰색 염화칼슘 덩어리를 보는 일이 낯설지 않다. 동시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염화칼슘은 많은 양의 수분을 빨아들일 수 있어 제설에 효과적이지만, 환경오염 등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염화칼슘이 제설제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69년 12월이다. 당시 서울에 약 4㎝의 눈이 쌓였을 때 처음으로 사용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염화칼슘 사용량은 2019∼2020년 6만1560t(톤)이었고 2020∼2021년에는 폭설 등으로 사용량이 크게 늘어 15만7864t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칼슘과 염소의 화합물인 염화칼슘은 융해(고체에서 액체로 상전이를 일으키는 물리적 과정)할 때 융해열을 발산하므로 눈이 쌓이기 전에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결빙 이후 염화칼슘을 살포하면 결빙 전보다 약 10배 이상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은 눈 속 수분을 흡수하며 수북히 쌓인 눈을 없애는 효과가 있지만, 과다하게 사용하면 토양의 염분을 높여 가로수와 식물의 수명을 닳게 하는 등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아스팔트를 포함한 각종 도로 등의 부식 과정을 촉진시킬 수 있다.

예컨대 녹지 않은 염화칼슘을 그대로 둘 경우 도로 위에 구멍(포트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자동차 하부가 부식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수원시는 자체 조사 결과, 400여 주의 가로수가 고사하고, 3167건의 포트홀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가 염화칼슘에 의한 부작용이라고 판단했다. 또 반려동물이 산책 등을 하다가 발에 묻은 염화칼슘을 핥을 경우 배탈이나 설사 증세를 보일 수 있다.

도로 위에 뿌려진 염화칼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미국 캐나다 스웨덴을 비롯한 선진국은 염화칼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주로 액상용액에 소금 23%, 염화마그네슘 22%, 염화칼슘 30%를 섞어 쓰는 식이다. 미국 위스콘신주의 경우 염화칼슘 사용량을 낮추면서 제설 효과는 큰 습염식 제설제 사용을 늘렸고, 스웨덴은 일평균 교통량이 2000대 미만인 도로에 소금 살포를 금지하고 모래(마찰재)를 대신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일부 광주광역시 남구 등이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 제설제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대체 물질을 뽑아낸 뒤 정밀 여과막을 통해, 유기산을 농축하기 때문에 눈도 잘 녹이면서 친환경적이고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친환경 제설제는 가격이 높아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1t당 염화칼슘의 평균 단가는 32만 8000원 정도인 데 비해 친환경인증 제설제는 36만3000원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t당 3만5000원 정도의 가격 차가 있다. 상황이 이렇자 각 지자체는 예산이 적게 들고, 짧은 시간에 눈을 많이 녹일 수 있는 염화칼슘을 주로 쓰고 있다.

환경단체는 생태계 피해를 고려해,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지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염화칼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자체에서도 (환경을 생각해) 제설제 비율을 조정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친환경 제설제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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