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50% 넘게 오른 채, 코로나서 돌아온 명동 노점상
지난 18일 서울 명동 예술극장 앞 거리. 주인이 부지런히 계란빵을 뒤집는 노점에는 ‘1개 2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바로 옆 노점에선 랍스터구이가 1마리 2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친구와 명동을 찾은 최모(28)씨는 “길거리 음식 값이 너무 올라 깜짝 놀랐다”며 “출출한 배를 채우려 하는데,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꼽히는 명동의 길거리 음식 가격이 급등했다. 닭꼬치 같은 대표 길거리 음식들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최대 60% 이상 올랐다. 최근 우대갈비 등 고급화를 내세운 길거리 신메뉴들은 1만~2만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본지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과 현재 명동 노점상에서 판매되고 있는 닭꼬치·핫바·오뎅·오징어구이 등 대표 음식 12종의 가격을 직접 비교한 결과, 평균 51%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기간 사라졌다 최근 되돌아오기 시작한 명동 노점상 길거리 음식들도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는 것이다.
명동 길거리 음식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은 가장 인기가 많은 닭꼬치와 핫바였다. 코로나 직전만 해도 1개 3000원씩 팔렸지만, 지금은 5000원으로 67%나 올랐다. 닭고기 케밥이 5000원에서 8000원으로, 랍스터구이가 1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랐다. 잡채와 회오리감자, 야끼소바는 1000원(25%) 오른 5000원에, 구운 오징어는 2000원(20%) 오른 1만2000원에 판매된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은 꼬치에 끼워 파는 어묵(2000원)뿐이었다. 한 노점상은 “작년부터 원재료 값이 말도 못하게 뛰었다”며 “값을 올려도 손에 쥐는 것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의 외식 트렌드에 따라 새로 등장한 메뉴들은 음식점에서 먹는 한 끼 식사 값을 넘어섰다. 가리비 치즈구이는 4개에 1만원, 뼈에 붙은 고기를 스테이크처럼 썰어먹는 우대갈비는 1대에 2만5000원을 받았다. ‘길거리 디저트용’으로 팔리는 국산 샤인머스켓(1만8000원)과 딸기(1만2000원)도 대형마트보다 비쌌다.
최근 노점의 주요 고객은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가리비구이나 랍스터구이, 우대갈비 같은 고가 메뉴나 오징어 구이, 군밤을 파는 노점상 주변에 모여 있는 사람들도 동남아나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었다. 베트남 관광객 응우옌 응옥씨는 “한국 TV프로그램에서 봤던 음식들이 전부 모여 있어 좋다”고 말했다. 노점 물가 상승을 체감하는 내국인 대신 ‘한국 음식 체험’에 나선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것이다.
서울 명동 중앙로와 유네스코길에 집중돼 있는 길거리 노점상은 코로나로 약 2년 정도 자취를 감췄다가 작년 중반부터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에도 노점상들은 수입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기간 급감했던 방문객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19년 6월 124만5060명이었던 명동역 하차 인원은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6월 49만2336명으로 쪼그라들었다가 작년 6월(51만84명)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해 최근엔 83만명(작년 10월 기준)이 됐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5% 정도 줄어든 수치다.
노점상도 이전보다 줄었다. 도로 점용료와 종합소득세를 내며 합법적으로 장사를 하는 노점(노점실명제 등록 기준)은 2019년 기준 364개였지만 현재는 100여 개로 줄었다. 이강수 명동 노점상연합 복지회 총무는 “예전엔 닭꼬치를 2~3개씩 먹던 사람도 이제는 1~2개를 먹는다”며 “코로나 전에 2만8000원이었던 식용유 한 통이 작년 말 6만원까지 올랐고, 리어카 수리비까지 2배 이상 올라 수익은 이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길거리 음식 가격 인상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물정에 어두운 외국 관광객을 노리고 과도하게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근처 식당 주인은 “비싼 임대료를 내는 식당보다 노점 가격이 더 비싼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명동을 찾는 사람들이 더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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