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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뉴스] 안 팔린 카네이션 어쩌나⋯특수 실종에 꽃가게들 한숨
  • 메로나 브론즈 관리자
  • 2023.05.12 09:21 조회 266

어버이날에도 지역 꽃가게들 ‘조용’
기념일 특수 기대했으나 매출 저조
도매가 줄어도 소비자 체감 안 돼
생화 중단하고 비누꽃 파는 가게도
“예쁜 꽃들 다 버리게 생겼네요.”

11일 오전 춘천 후평동의 한 꽃가게. 어버이날(8일)이 며칠 지났음에도 진열대엔 여전히 카네이션이 가득했다. 행인들은 잠깐 눈길만 줄 뿐 이내 가게를 지나쳐갔다. 가게 주인 정모(55)씨는 “어버이날이라 카네이션을 잔뜩 준비했는데 거의 안 팔렸다”며 “곧 시들 텐데 예쁜 꽃을 다 버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어버이날·스승의날이 속한 가정의달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화훼업체들이 예상치 못한 매출 부진에 당황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실속 소비가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어버이날을 앞두고 지역 꽃가게들은 카네이션 준비에 열을 올렸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으로 각종 행사가 재개되며 더욱 매출 상승을 기대했다. 그러나 손님들의 발걸음은 좀처럼 이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가게를 찾은 소비자들도 모두 저렴한 제품으로 몰렸다. 춘천 교동 한 꽃가게 사장 김모(60)씨는 “1만원짜리 한 송이씩 구매하는 사람만 종종 올 뿐 5만원이 넘는 꽃다발, 바구니는 거의 팔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5월 화훼 시장 침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역 꽃가게들이 이용하는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에서 어버이날을 앞두고(1~6일) 거래된 카네이션은 6만1345단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2557단)보다 20% 줄었다. 카네이션 1단 평균 도매가격이 지난해 8800원에서 올해 7000원으로 2000원 가까이 떨어졌음에도 거래량은 오히려 줄었다.

꽃 도매값이 하락했어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꽃값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전기요금과 유류비 및 꽃을 담는 화분, 상자 등 자재 비용이 늘어서다. 풍성한 다발로 카네이션을 사려면 5만원에서 8만원이 든다. 교동에 사는 김진희(48)씨는 “꽃다발 가격이 부담스러워 어버이날 선물을 용돈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에도 극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분위기다. 2016년 김영란법 제정 후 교사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문화가 거의 사라진 탓이다. 꽃가게 사장 정모(55)씨는 “예전엔 학생들이 선생에게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 선물하는 경우가 많아 꽃이 잘 팔렸다”며 “이제 그런 문화도 사라졌고 사립대 교수들조차 부담을 느껴 거절한다더라”고 말했다.

비대면 주문이 늘고 생화와 다르게 금방 시들지 않는 조화, 비누꽃 등 대체재가 늘어난 것도 생화 소비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판매자들은 최근 추세를 따라 생화 판매를 포기하기도 했다. 

교동에서 꽃집 ‘블라블라’를 운영하는 최미희씨는 올해부터 비누꽃만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생화를 함께 판매했지만, 소비 감소와 가격 등을 감당하지 못했다. 한 바구니 기준 생화보다 2만원가량 저렴해 주문량도 늘었다. 최씨는 “생화처럼 시들지 않아 택배로 주문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이번 어버이날도 그렇고 스승의 날 주문도 꽤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춘천 한 화훼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실속선물이 늘어 생화 수요가 예전 같지 않다”며 “코로나19가 끝나 매출 회복을 기대하던 곳들도 품종을 바꾸는 추세”라고 말했다.

출처 : MS투데이 (https://www.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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