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이야기
[자유] 이제는 말할까
  • 우리플라워 브론즈 파트너스회원
  • 2023.05.19 07:54 조회 213



이제는 말할까 



반백년 살아보니 알겠더라

생글한 얼굴에 돋은 잡티는

너 나 없이 하나 둘 허물로 앉았더라


한 생 절반쯤 살아보니

탄탄했던 피부에 구긴 주름은

미소가 흐르는 길도 있었지만

욕심도 자만도 외길을 내고 있었더라


따지지도 마라

알게 모르게 졸고 있는 군살은

밥그릇 수만큼 나잇살이 되었고


하지 말아야 했던 일

목이 쉴 만큼 목소리 내고도

집착에 연연해 우긴 게 

하나 둘이던가


세월 지나면 모두 잊힐 

한낱 무의미한 일 붙잡고 전전긍긍 

온 밤을 탕진하며 아파했더라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마라

꽃길도 빗길도 가시밭길도 

그 길을 지나고 또 지나고서야

이 나이 이 모습으로 

여기 이렇게 서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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