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척수 간 소통을 돕는 전자 장치 ‘BCI’를 장착한 사지마비 환자가 목발을 짚고 공원을 걷고 있다. Gilles Weber 제공손상된 척수와 뇌의 소통을 회복시켜 주는 장치가 개발됐다. 뇌와 척수에 직접 연결돼 뇌가 몸을 움직이도록 명령을 내리는 전기 신호가 척수에 잘 전달되도록 돕는 장치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 팔과 다리가 마비된 환자도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고 사지마비 환자의 신경 기능 회복을 돕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레구아르 쿠르티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신경학과 교수 연구팀은 뇌와 척수 간의 신호를 무선으로 전달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이 장치를 사용한 사지마비 환자가 건강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걷게 되는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24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사지마비는 손상을 입은 척수가 뇌로부터 필요한 신호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팔과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다. 주로 교통사고나 추락사고로 척수가 크게 다치면서 발생한다. 앞서 의료계에선 사지마비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환자의 뇌에 간접적으로 전기 자극을 주는 치료방식이 도입됐다. 하지만 전기 자극을 주는 센서를 직접 몸에 부착해야 하는 만큼 환자의 불편함이 컸다. 평지가 아닌 모래사장이나 산길과 같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지형에선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신호를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방식이 아닌 뇌와 척수의 소통을 직접 돕는 접근방식에 주목했다. 전기 자극을 통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강하게 만드는 대신 뇌의 신호를 최대한 온전한 상태로 척수에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정확하게 수집하기 위해 뇌 부위에 이식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위마진(WIMAGINE)’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장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환자가 걷고 싶다고 생각할 때 뇌에서 생성되는 전기 신호를 구별하고 전자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호로 변환한다. 위마진이 해독한 전기 신호는 척수에 연결된 신경 자극기로 전달된다. 뇌에서 신호를 수신한 신경 자극기는 척수에 전기를 흘려보내 뇌가 지시한 움직임을 취하게 한다.
위마진과 신경 자극기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 Computer Interface)’라고 이름지어졌다. 연구팀은 BCI가 실제 사지마비 환자의 움직임을 개선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전거 사고로 척수를 다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40대 남성 환자에게 BCI를 장착하게 한 뒤 걸어보게 했다. 몇 분에 걸쳐 장치가 신체에 완전히 연결된 뒤 이 남성은 건강한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걷고, 계단을 오르고, 복잡한 지형을 건넜다.
약 1년간의 관찰 기간 동안 이 환자에게선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증상이 개선되기도 했다. BCI의 도움을 받아 신경재활치료를 꾸준히 진행한 이 환자는 관찰 기간 후반에는 장치의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목발을 짚고 스스로 걷게 됐다. 연구팀은 “BCI를 이식한 이 40대 환자는 친구들과 서서 맥주를 즐길 정도로 움직임이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여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BCI의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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