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매장에서 사 온 음식까지 반입하며 9시간 넘게 카페를 이용한 손님들을 두고 일명 '카공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카공족은 카페에서 장시간 머무르며 공부, 업무 등을 보는 이들을 뜻한다. 일부 카공족의 도를 넘은 자리 이용이 업장의 매출과 회전율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카페 점주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코로나 때문에 야간 운영을 못 하다가 몇 달 전부터 힘들게 직원을 구해서 운영 중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예전처럼 활기찬 분위기는 아니지만, 학생들 대부분은 착하고 예의도 바르다"라면서도 "하지만 너무 어이없는 학생이 있어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매장에서 사온 음료를 카페로 반입해 컵에 따르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A씨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께 해당 카페에는 두 명의 여학생이 들어왔다. A씨 카페의 최대 이용 시간은 8시간인데, 이들은 다음날 오전 8시30분을 넘어서도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심지어 서로 번갈아 가며 붙박이 의자에 누워 잠도 자더라"라며 "8시간 이용 시간을 넘었다고 말해도 '야 나가자'라며 깔깔깔 큰 소리로 웃더라"라고 전했다.
이들은 외부에서 사 온 음식을 반입해 끼니를 때웠고, 카페를 나가면서 남은 음식을 치우지도 않았다고 A씨는 덧붙였다. 또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새벽 시간 40여분간 다른 카페 음료를 들고 와 A씨 매장 컵에 따르기도 했다.
A씨는 "야간 직원 인건비, 관리비, 월세는 땅 파서 내야 하나"라며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카공족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카페에서 장시간 공부, 업무 등 일을 보는 경우는 흔하지만, 일부 손님들의 행태는 도를 넘었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지적이다. 지난 7일에는 한 카페에 '프린터 기계'를 가져와 사용하려던 손님 일화가 전해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카페 내 공부나 업무를 금하거나,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차단하는 카페도 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최근 난방비 및 전기 요금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카페 측과 카공족 사이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음료나 음식을 먼저 주문하지 않으면 카페 내 시설 이용을 금하거나, 아예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차단하는 카페, 심지어 카공족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시끄러운 음악을 반복해 튼다는 카페까지 나타날 정도다.
그렇다면 카페의 회전율과 이익에 피해를 주지 않는 '최대 이용 시간'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2019년 8월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의 손익분기점은 1시간42분으로 나타났다.
비(非) 프랜차이즈 카페의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8개 테이블 △테이크아웃 비율 29% △하루 12시간 영업하는 가게라고 가정했을 때 수치다. 즉 음료 한 잔을 시킨 뒤 3~4시간 넘게 자리에 앉아있는 손님의 경우 업장 매출과 회전율에 손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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