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뒤 안면 홍조 있는 여성, 우울감·자살사고 위험 증가
남성의 경우 성욕 감소, 발기 부전 등 증상 보일 수 있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여성이 우울증이나 자살사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제(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박형준 교수팀이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여성(20~65세) 1750명을 대상으로 음주 뒤 안면 홍조 유무에 따른 우울감·자살사고 위험 등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음주 여성 3명 중 1명꼴로 안면 홍조 증상을 보였고, 2명 가량은 해당 증상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의 48%,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56.1%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자살 사고율은 6.6%로,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3%)의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우울감이나 자살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고려해도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이 우울감을 보일 위험은 없는 여성의 1.3배, 자살사고 위험은 2.1배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술을 마신 후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경우 우울감·자살 사고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면서 "특히 자살 사고 위험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음주 뒤 안면홍조를 보일 때 우울증이나 자살사고 위험이 커지는 이유는 음주 후 ‘숙취 물질’로 알려진 아세트알데하이드(ALDH2)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는 ALDH2 효소가 결핍되었기 때문인데,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쌓인 ALDH2는 행동·감정에 관여하는 도파민·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신경독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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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11월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성수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과음이 잦으면서 음주 후 안면홍조 증상을 남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남성보다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결핍 위험이 4배 이상 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김 교수 연구팀은 2016년 6월∼2020년 12월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혈중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검사한 성인 남성 314명을 대상으로 음주와 테스토스테론의 상관성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술을 일주일에 8잔 이상 마시면서 음주 후 안면 홍조 증세를 보이는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결핍 위험은 비음주 남성의 4.4배에 달했습니다.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테론 수치가 ALDH2와 에탄올과 만나 생성되는 활성 산소로 인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테스토스테론 결핍은 남성의 성욕 감소, 발기 부전, 불임, 피로, 우울한 기분, 집중력과 기억력 감소, 수면 장애로 인해 삶의 질을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지에 실렸고, KOFRUM에서 발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