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기준 달러당 144.5엔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만 최고치
여행·항공업계, 엔데믹·엔저현상 타고 '활황'
수출관련업계, 가격경쟁력 약화·대일수출 직격탄
엔(¥)저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본여행을 가려는 여행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청주의 한 여행사에서 여행을 가려는 시민이 상담을 하고 있다.
역대급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충북도내 업계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9일 오후 1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0.9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달러당 127엔대였던 엔화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7개월만에 최고치인 144엔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기준 달러·엔 국제시장 환율은 달러당 144.5엔이다.
일본의 엔저현상은 일본 은행이 자국의 내수경기 활성화를 목적으로 '제로금리' 대규모 금융완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도내 여행·항공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과 엔저현상의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보는 모양새다.
여행·항공업계는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여름 성수기에 일본·동남아 등 인기 상품·노선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로케이는 지난 26일과 28일 국제선 운항을 위한 2·3호기를 각각 도입하고 본격적인 국제선 확대에 나섰다. 오는 7월 6일 청주와 일본 오사카를 오가는 정기노선을 취항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8일 오사카 노선을 취항해 주 7회 운항중이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29일까지 청주공항에서 일본 간사이 공항으로의 이용객은 7천616명이다.
일본정부관광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사이 일본을 찾은 외국인 863만8천500명 중 한국인은 258만3천400명으로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오는 7~8월 일본으로의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이들도 늘면서 여행관광업계는 앞다투어 일본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청주에서도 편하게 일본 여행을 갈 수 있게 되면서 상품에 대한 문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소도시를 중심으로 한 관광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국내 여행수지 적자폭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수지 적자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소비보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이 더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엔저현상으로 인해 수출 관련 업계는 울상이다.
엔화의 약세가 한국산 수출 상품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수출 회복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5월 대일 농식품 수출량은 6만8천545t, 수출액은 1억8천208만 달러다.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1%·13.3% 감소했다.
지난 2013년 엔저현상 당시 충북도내 수출기업들도 직격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일본으로 수출되는 농식품분야 가운데 화훼, 방울토마토, 김치 등 가공식품의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세관이 발표한 5월 충북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이 달 수출 금액은 22억9천2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했다.
이가운데 충북의 주요수출국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으로의 수출은 7천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40.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현상의 장기화는 대일 수출에 대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일본의 엔화 약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6일 일본재무성이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나, 일본의 통화정책이 다른 국가들과 차이가 있는데다 일본정부가 디플레이션에서 하락하기 위해 통화 완화정책을 한동한 고수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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