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본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규슈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의 도로가 초토화돼있다. / AFP 연합뉴스
13일부터 ‘진짜 장마’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현재 일본 상공에 머물고 있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한반도로 올라오는데, 한반도 서쪽에서 다가오던 티베트고기압도 한반도를 덮으면서 두 거대 기단이 만나 비구름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지적으로 내렸던 기습적 폭우와는 달리 동서로 긴 띠모양의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올라오는 것이다.
기상청은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활성화된 정체전선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좁은 비구름이 만들어져 좁은 지역에 긴 시간 동안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강수량은 예보되지 않았지만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다소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곳곳에 산발적으로 짧게 굵게 쏟아지던 비의 성격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기습적으로 짧고 굵은 폭우가 내리는 이른바 ‘홍길동’ 장마가 이어졌는데, 비구름대가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강한 비를 뿌린 뒤 빠르게 이동하고 비구름대가 물러나면 곧바로 폭염이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아사히 신문
이번에 북상하는 장마전선은 이미 일본에 큰 비 피해를 일으켰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규슈 북부 지역에서는 장마전선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선상강수대’가 형성돼 후쿠오카현과 오이타현에 한때 폭우 관련 경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호우 특별경보가 발령됐다. 선상강수대는 정체전선처럼 긴 형태의 비구름으로, 비구름이 덮은 지역에는 좁은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다.
지난 9~10일에 걸친 24시간 강수량은 후쿠오카현 소에다마치 423㎜, 구루메시 402.5㎜로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사가현 도스시는 326.5㎜, 오이타현 나카쓰시는 315.5㎜에 달했다. 후쿠오카현에서는 10일 새벽부터 비가 약 10시간에 걸쳐 계속 내렸다고 한다. 특히 지난 6일 비가 내리기 시작한 후 누적 강수량은 후쿠오카현 히코산에서 600㎜를 넘었다. 이로 인해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속출했고, 10일 기준 최소 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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