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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뉴스] 수도권 250㎜ ‘물폭탄’ 쏟아진다… 반지하 주민들 불안
  • 쿠궁쿠궁 브론즈 관리자
  • 2023.07.13 07:58 조회 222

내일까지 수도권 250㎜ 이상 예고
모래주머니로 벽 쌓아 물폭탄 대비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건물 입구에 침수에 대비한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다. 김재환 기자
“아버지가 불러 나가보니 집으로 물이 들어차고 있었어요. 황급히 양동이로 퍼내도 물이 들어오는 속도가 더 빨라서 20분 만에 종아리까지 물이 차올랐지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 시간당 76.5㎜의 비가 내리면서 이 지역 반지하 주택에 사는 이모(43)씨 가족은 연신 물을 퍼내야 했다. 작업은 초저녁에 끝났지만 집에서 잘 수가 없어 가족 모두 뿔뿔이 흩어져 가슴 졸이며 밤을 지새웠다.

12일 찾은 이씨 집은 전날 물폭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방안 곳곳엔 아직 마르지 않은 물기로 눅눅했고, 간밤에 물을 퍼내는 데 쓰인 작업 도구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이씨 집은 지난해 8월 집중호우 때도 피해를 입었다. 이씨네 가족은 올해 이사온 터라 지난해 물난리는 피했지만, 예측불허 날씨에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선 지난해 침수 피해를 겪었거나 침수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을 해왔다. 그러나 이씨 집처럼 여전히 물막이판 설치가 되지 않은 반지하 주택도 적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동작구 관계자는 “전날 비가 너무 많이 내린 것도 문제지만, 개인 하수도에서 물이 빠지는 구멍 80%가 이물질로 막혀 있었다. 빗물이 공공하수도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 내린 간헐적 폭우는 사실상 전초전에 가깝다. 기상청은 14일까지 수도권에 250㎜가 넘는 장맛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침수 취약지역의 주민들은 불안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인근 하천이 범람해 대대적인 침수 피해가 발생한 관악구 신림동 주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림동 한 지하 건물에서 소규모 방직공장을 10년째 운영 중인 80대 사장은 “작년에는 하천이 넘쳐 물바다가 돼 기계를 일주일 동안 못 돌렸다. 그 뒤로 비만 오면 작년 일이 되풀이될까 봐 잠을 못 잔다”고 토로했다.

주변 반지하에 사는 한 주민은 구청에서 지급한 모래주머니를 입구에 쌓아놨다. 그는 “(구청 측이) 물막이판 설치는 안 된다고 하더라.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모래주머니로 임시 벽을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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