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독해졌다. 살충제·모기향에도 끄떡없다. 눈에도 더 많이 띈다. 봄부터 나타나 초겨울까지 돌아다닌다. 전과 달리 끈질기게 안 죽는다. 실제로도 모기 개체 수가 늘었고, 생존력도 강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모기 매개 질병이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국내 일본뇌염주의보 발령도 지난해보다 19일 빨라졌다. 전 세계에서 모기 매개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연간 100만 명에 달한다.
더워진 지구는 모기에게 천국이다. CNN이 “기후변화의 승자는 모기”라고 했을 정도다. 모기는 섭씨 9도 이상에서 날고, 13도 이상에서 흡혈한다. 가장 좋아하는 25~27도에서는 12일 만에 알에서 성충이 된다. 암컷 모기 한 마리가 한 차례 흡혈 후 150개의 알을 낳는다. 평생 최대 750개의 알을 낳는다. 전 세계에 3500종, 110조 마리의 모기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모기의 번성은 매개 질병의 위험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모기가 사람에게 옮기는 질병은 50종이 넘는다. 대표적인 게 말라리아·일본뇌염·뎅기열·웨스트나일열 등이다. 국내에 흔한 빨간집모기의 경우 아직 국내 보고 사례는 없지만 웨스트나일열을 옮길 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올해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343명이다. 국내에선 중국얼룩날개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긴다.
모기가 봄과 초겨울에도 활개를 치는 건 기후변화 탓이다. 높아진 봄 기온으로 모기가 동면을 일찍 끝낸다. 또 알에서 성충으로 성장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아예 동면에 들어가지 않는 모기도 있다. 올봄(3~5월) 전국 평균기온은 13.5도로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모기는 32도가 넘으면 활동이 힘들다. 기후변화로 한여름보다 봄·가을이 모기에게 좋은 계절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도 더는 뎅기열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 뎅기열 환자는 동남아 등지에서 걸려 입국했다. 국내에도 뎅기열을 매개하는 흰줄숲모기가 있지만, 뎅기열 바이러스를 가진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 모기 분야 최고 권위자인 이동규(이학박사)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2050년대가 되면 한국의 한겨울인 1월 기온이 평균 10도 이상 된다는 예측이 나오는데, 이 경우 흰줄숲모기가 성충으로 겨울을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뎅기열 바이러스가 해가 바뀌어도 전파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기 매개 질병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세계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에 따르면 올 6월 세계 평균기온은 16.55도로 역대 가장 더웠다. 20세기 6월 평균기온보다 1.05도 높았다.
미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등에선 최근 20년 만에 지역 내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긴장했다. 태국에선 올해 뎅기열 환자가 2만 명을 넘어 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페루에선 역대 가장 많은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8일 기준 환자가 20만 명에 육박하고, 그중 300명 넘게 사망했다. 지난달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와 스페인의 뎅기열 감염자가 71명이다. 유럽 전역의 11년간 보고 사례(74명)와 맞먹는다.
전 세계 모기 살충제는 수천 종이다. 그런데 요즘 모기는 살충제를 뿌리고, 모기향을 피워도 잘 죽지 않는다. 살충제 저항성 때문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같은 부모 모기에서 태어나도 특정 화학물질에 강한 유전자를 가진 모기는 살아남는다. 그렇게 강한 모기만 살아남는 과정을 몇 세대 반복하면 강한 살충제에도 잘 죽지 않는 저항성이 생긴다. 이 교수는 “지금 사용하는 살충제로 모기가 잘 죽지 않으면 저항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계열 살충제를 써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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