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 3월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 '기침 가래 시럽 판매중' 문구가 부착돼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2.03.0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사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 A(38)씨. 무더운 여름에도 쌀쌀할 정도로 에어컨을 틀어대는 탓에 마른 기침이 끊이지 않는다. A씨는 마른 기침 증상이 한 달을 넘어가면서 결국 병원을 찾았다. 단순히 냉방병이라고 생각했던 A씨는 “만성기관지염 진단을 받았다”며 일찍 병원을 찾지 않은 자신을 탓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목이 칼칼하고 마른 기침이 오래 지속되면 단순히 냉방병, 여름 감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질환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
요즘처럼 에어컨 사용 등으로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크게 나고, 더운 날씨로 체력까지 떨어지면 코 안에 있는 비강의 온도·습도 조절 및 이물질 제거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아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간간이 기침이 날 수 있다.
하지만 8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는 만성 기침일 경우 다른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만성 기침은 상기도 감염에 의한 감기가 가장 흔한 원인인 급성 기팀과 달리 다른 다양한 기저질환을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성 기침은 지속해 기침이 이어진다. 목 부위의 통증, 열, 콧물, 코막힘 등을 동반하지 않는 것이 급성 기침과 다른 점이다.
만성 기침과 관련된 질병은 크게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구분할 수 있다. 흡연자라면 가장 흔한 원인이 만성 기관지염이다. 비흡연자의 경우 ▲상기도 기침 증후군 ▲천식 ▲위식도 역류 등 세 가지를 큰 원인으로 본다.
만성 기관지염은 만성 폐쇄성 폐 질환으로 분류된다. 대개 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을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보통 가래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기도 기침 증후군은 과거에는 후비루(코 뒤로 넘어가는 콧물) 증후군으로 불렸다. 비흡연자 사이에서 가장 흔한 만성 기침의 원인이다. 주요 증상은 콧물, 목 안의 가래 배출 곤란 등이 있다.
천식 역시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기관지 천식은 흔히 만성 기침을 유발하는데 기침 이외의 임상 증상으로는 반복되는 쌕쌕거림, 흉부 불편감, 호흡곤란이 있을 수 있고 야간이나 이른 아침에 기침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천식은 폐 속에 있는 기관지가 아주 예민해진 상태로 때때로 기관지가 좁아져서 숨이 차고 가랑가랑 숨소리가 들리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 점이 다른 기저 질환에 의한 만성기침과 구분된다.
위식도 역류 역시 비흡연자 사이에서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윗배가 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규칙적인 식사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과식, 음주, 지나친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약물 치료로도 증상 조절이 잘 되지만 재발이 흔하다.
의료계는 만성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기침약은 기침 자체를 억제하는 것일 뿐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8주 이상 기침이 오래가는 경우라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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