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에 이어 세종시교육청에도 압력... 교원들 "어떻게 교육부 직원이...기막힌 일"
▲ A씨가 지난 해 자신의 초등학생 자녀 담임교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문제의 편지. |
ⓒ 전국초등교사노조 |
초등학교 담임교사에게 "(내 아이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 하라"는 갑질 편지를 보냈던 교육부 직원이 세종시교육청에도 '담임 교사 직위해제' 등을 요구하는 압력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세종시교육청과 전국초등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직위해제에 이르게 한 A씨는 당시 교육부 6급 주무관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올해 1월 1일자로 대전시교육청 소속 한 학교에 행정실장으로 옮겨 5급 사무관 직위로 근무하고 있다.
A씨 자녀를 가르쳤던 담임교사는 결국 지난해 세종시교육청으로부터 직위해제 처분됐다. A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경찰이 담임교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자 이같이 조치한 것이다. 결국 경찰은 올해 5월 30일 이 담임교사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고, 세종시교육청도 해당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를 풀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A씨가 담임교사에게 보낸 갑질성 편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A씨는 편지에서 담임교사에게 "하지 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하지 않는다"고 지시하면서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때 (자신의 자녀를) 철저히 편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의 자녀에 대한) 칭찬은 과장해서 사과는 자주, 진지하게 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A씨의 자녀가 초2 때와 초3 때 두 해 연속해서 그의 자녀 담임에 대한 교체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씨가 교육부 직원이란 사실을 내세웠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세종시교육청의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편지를 본 교원들은 "아이의 특수 상황 여부를 떠나 담임 교사에게 이런 갑질과 지시 편지를 보낸 행위 자체가 놀랍고 기가 막힌 일"이라면서 "교육부 직원이 교사를 '개돼지 취급한 것'이 아니냐"고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게다가, A씨는 지난해 세종시교육청에도 담임교사 직위해제 관련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복수의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A씨가 초등교사 인사담당 부서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교육감에게 바란다'란 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글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용은 자기 자녀의 담임교사에 대한 처분을 진행하라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교육청 또한 계속된 A씨의 행동에 상당한 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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