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있는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할 때, 무의식중에 호흡이 멈추는 현상을 인지할 때가 있다. 일명 '스크린 무호흡증(screen apnea)'이다. 이 현상은 아직 의학적으로 공식 검증된 호흡 장애는 아니지만, 여러 실험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스크린 무호흡증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스크린 무호흡증은 학계에서 쓰이는 공식 명칭은 아니다. 다만 일부 간이 실험을 통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게 확인된 적은 있다.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출처=아시아경제DB]
앞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전 임원 출신인 린다씨는 비공식적으로 스크린 무호흡증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200명의 실험 참가자를 집으로 초대해, 그들이 이메일을 확인하는 동안 심박수와 호흡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실제 80%의 사람들은 숨을 참거나 호흡이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린다는 이 현상을 처음에는 '이메일 무호흡증'이라고 칭했다가, 훗날 이메일 확인 중이 아닌 일반 컴퓨터 화면에 집중할 때도 무호흡증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스크린 무호흡증'으로 명명했다.
그렇다면 스크린 무호흡증은 왜 나타날까. 스티븐 포게스 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정신과 교수는 NYT에 "스크린 무호흡증은 인체가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특정한 물체에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행위 또한 우리 몸은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인체가 자극을 받아들이면 신경계는 해당 자극이 위협인지 아닌지 분석해야 하는데, 이 찰나의 시간에 신체는 잠시 신진대사를 늦춰 신경계를 돕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화면에 집중하고 있을 때, 마치 호흡이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스티븐 박사는 "이런 반사신경 반응을 가끔 겪는 것은 해롭지는 않다"라면서도 "하루종일 화면에 집중하면 신경계가 만성 위협 상태로 인식해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이 장시간 유지되면 신체에 피로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 무호흡증을 해소하는 방법은 정신을 '환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기적으로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해 호흡하는 것을 상기하거나, 평소 한숨을 크게 쉬는 등 호흡 패턴을 재정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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