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괌 북북서쪽 약 460㎞ 해상에 있는 19호 열대저압부는 28일에 11호 태풍 하이쿠이(HAIKUI)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쿠이는 중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말미잘을 뜻한다. 하이쿠이는 이후 북서진하면서 다음 달 1일에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640㎞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11호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이는 열대저압부는 전 세계 수치 모델마다 다른 진로를 예측하는 등 아직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남쪽 저위도 열대 해상에서 9~10호 태풍과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는) 저기압 소용돌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19호 열대저압부는 아직 태풍으로도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을 태풍의 위력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이 1980년부터 2020년까지 태풍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한국을 포함해 동아시아로 접근하는 가을 태풍(9~10월)의 수는 41년 만에 2.6개나 증가했다. 문 센터장은 “여름 태풍과 달리 가을 태풍은 개수도 많아지고 강도도 세지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이 길어지고 한반도를 덮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잘 빠져나가지 않다 보니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일본 동쪽 해상으로 흐르던 가을 태풍이 한국과 일본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에는 태풍의 길목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바다의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은 상황이어서 가을 태풍의 위력이 더 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내일(28일)과 모레(29일)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가끔 비가 오겠고, 특히 모레 수도권과 강원 영서·남해안·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29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이 30~80㎜고 경기 북부에는 1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30일 이후에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정체전선이 형성되면서 가을장마 형태의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박 예보분석관은 “남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북쪽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저기압이 발달하거나 정체전선까지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