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동안 골프 팬들의 눈과 귀는 인천 영종도에 있는 퍼블릭 골프장 ‘클럽72’에 쏠렸다. 남자 골프 메이저급 대회 신한동해오픈(7~10일·오션코스)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대회 OK금융그룹 읏맨오픈(15~17일·하늘코스·사진)이 연속으로 열렸기 때문이다. KX그룹이 새 사업자를 맡아 지난 4월 클럽72로 새롭게 개장한 뒤 처음 연 정규투어였기에 관심은 더욱 컸다.
대회가 끝났지만 클럽72에 대한 골프업계의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두 대회의 코스 사용료가 알려지면서다. 골프업계에 따르면 신한동해오픈은 클럽72 오션코스 사용료로 6억원가량을 냈다. 하지만 1주일 뒤 OK금융그룹 읏맨오픈이 하늘코스 사용료로 낸 금액은 신한의 절반 정도인 2억~3억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오션코스와 하늘코스는 총 72홀 4개 코스로 구성된 클럽72를 대표하는 양대 코스다. 오션코스는 스카이72 시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과 남자골프 메이저급 대회 SK텔레콤오픈이 열린 코스다. 하늘코스는 예약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프리미엄 퍼블릭 코스였다. 두 코스 모두 페어웨이에 비싸고 관리하기 힘든 벤트그래스를 깔았고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 주말에는 항상 풀부킹이다.
이런 두 코스의 사용료 차이가 두 배에 이르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게 골프업계의 설명이다. 하늘코스 사용료가 상식 밖이란 건 인근 지역 골프장과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오션·하늘코스와 함께 수도권 서북부 프리미엄 코스로 꼽히는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는 오는 21일 열리는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코스 사용료로 10억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8홀이 아니라 27홀 코스를 대회 기간 내내 사용하는 점을 감안해도 하늘코스보다 훨씬 비싸다.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18홀) 역시 1주일 임차료가 8억~9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선 이처럼 하늘코스 사용료가 터무니없이 낮은 이유를 KX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맺은 황당한 임대료 계약 때문으로 해석한다. KX는 인국공과 클럽72 골프장 임대 계약을 맺으면서 하늘코스에 대해선 매출의 116%를 주기로 했다. 하늘코스에서 매출 100억원을 올리면 116억원을 임차료로 준다는 얘기다. 하늘코스 장사가 잘될수록 운영사인 KX의 손해가 커지는 구조인 셈이다. 반면 나머지 3개 코스(클래식, 레이크, 오션) 임차료는 매출의 46%다. KX가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하늘코스 매출을 최소화하고, 나머지 3개 코스 매출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올 들어 하늘코스 그린피가 뚝 떨어진 비밀이 여기에 있다. 스카이72 시절 평일 24만9000원(성수기 기준), 주말·공휴일 29만9000원이던 그린피는 현재 주중 12만~18만원, 주말 19만~24만원 수준이다. 음식과 음료 반입을 허용했고 내장객에게 무료 뷔페도 준다. 반면 오션코스 그린피는 평일 20만~25만원, 주말 29만원에 달한다. 무료 음식 서비스도 없다. “클럽72가 인국공에 건네는 임차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러 하늘코스 매출을 줄이는 것”이란 해석이 골프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인국공은 사실상 국가 소유 땅을 관리하는 공기업이란 점에서 클럽72 임대료 수입을 극대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하늘코스 매출을 최소화하려는 KX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클럽72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하늘코스를 아마추어 대회 등 공익 목적으로 활용하고 그린피를 낮춘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늘코스에서는 이달 초 유소년 아마추어 골프대회인 ‘KLPGA 삼천리 투게더 꿈나무대회’가 열렸지만,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은 공익 목적의 대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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