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하뉴스]국내 거주자가 해외 계좌에 보유중이라고 신고한 가상자산이 13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외국에서 암호화폐를 공개(ICO)한 회사들이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의 평가액이었지만, 개인 1300여 명이 보유한 해외 가상자산도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개인과 기업이 보유한 ‘가상자산’ 규모가 당국에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국세청은 ‘2023년 해외금융계좌 신고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매달 말일 기준으로 하루라도 해외금융계좌 잔액이 5억원을 넘는 거주자와 법인들의 신고 내역을 정리한 것으로, 올해 처음으로 암호화폐를 비롯한 가상자산도 신고 대상에 포함됐다. 그동안은 현금과 주식·채권, 집합투자증권, 파생상품만 신고 의무가 있었다.

이들의 총신고액은 185조4000억원, 신고인원은 법인을 포함해 5419명이었다. 각각 작년보다 122조4000억원(191.3%), 1495명(38.1%)이 늘었다. 신고액이 폭등한 것은 가상자산때문이다. 총 1432명이 130조8000억원어치를 보유중이라고 보고했다.

가상자산 신고분의 92%에 달하는 120조4000억원은 73개 법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암호화폐 발행사들로,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중 유보물량을 해외 지갑에 보관중이라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나머지 10조4150억원의 해외 가상자산은 개인 1359명이 소유 중이었다. 1인당 평균 76억6000만원 꼴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의 신고금액이 가장 컸다. 20대 이하는 1조5343억원을 신고했고, 30대는 6조7593억원을 보유 중이었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조3180억원과 6738억원, 60대 이상도 1296억원이나 됐다. 1인당 평균 신고액으로 따져도 30대가 123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이하(97억7000만원), 50대(35억10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사진 = 픽사베이]가상자산을 제외한 해외금융계좌 자산은 전년보다 8조4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통화긴축 영향으로 보유주식 평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신고된 해외주식계좌 신고액은 23조4000억원으로 전년(35조원)보다 33.1% 감소했다.

개인신고자를 신고금액별로 10분위로 나눠 분석하면 최상위 그룹(0~10%)은 전체 신고금액의 73.7%를 보유중이었다. 이들은 1인당 391억4000만원을 신고했는데 최하위 그룹(90~100%) 평균 보유액인 5억2000만원의 약 75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