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캡쳐]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오렌지존으로 굉장히 좋은 자리입니다,” “4장 일괄로 48만원에 팝니다”
오는 7일 예정된 서울세계불꽃축제. 1년 중 가장 많은 인파가 한강에 모일 만큼 인기 높은 이 행사엔 공식 유료 티켓판매가 없다. 다만, 임직원이나 협력사, 추첨 당첨자 등에 편히 관람할 수 있는 초대권을 배포한다. 공짜로 나눔하는 초대권인 셈.
중고나라나 당근 등 중고거래 앱에 불꽃축제 관람권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공짜로 얻은 초대권을 장당 10만~15만원 수준으로 판매하는 ‘되팔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공짜나 저가로 얻은 물품을 고가로 판매하는 ‘되팔이’가 끊임없이 논란이다. 인기 콘서트나 스포츠경기 등에도 어김없이 되팔이 논란이 이어진다.
암표 행위로 처벌해야 한다는 반발과 이 역시 수요와 공급의 시장논리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플랫폼 업계에선 건전한 중고거래 문화 확립 차원에서도 관련 제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엔 4일 오후 약 1시간 만에 서울세계불꽃축제 초대권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8개나 올라왔다. “4장 48만원에 판매합니다”, “관람권 2매 23만원에 팝니다” 등이다. 이날 하루에만 20건 이상의 판매글이 올라왔다. 대략 형성된 가격은 1매당 10만~15만원 선.
[중고거래 플랫폼 캡쳐]
당근도 마찬가지다. “G존 2매 일괄판매 30만원” 등 꾸준히 판매자가 늘고 있다. 실제 거래가 완료된 사례도 상당수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매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다. 올해는 ‘다채로운 색깔로 내일의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밝은 미래(Lights of Tomorrow)’라는 주제로 한국과 중국, 폴란드 3개국이 참가한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매년 100만명 이상 관람하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 중 하나다. 연중 한강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만큼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선보인 ㈜한화의 불꽃. [한화 제공]
사회공헌 활동인 만큼 유료로 판매하는 공식 티켓은 없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좌석은 무료 추첨 이벤트를 통해 600석 초대권을 무료 증정했다.
또 한화는 상생협력 차원에서 올해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한 협력사 중 수도권 소재 20여개사에도 초대장을 전달했다. 이 같은 초대권이 중고거래 앱에서 고가로 되팔이 되는 셈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되팔이’는 끊임없는 논란이다. 불꽃축제 뿐 아니라 인기 있는 공연, 경기, 예매 등엔 되팔이가 일종의 관행처럼 자리매김했다.
최근 임영웅, 블랙핑크 등 유명 가수 공연엔 2~3배 가격으로 중고 거래하는 되팔이 거래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유명 선수가 참가한 국가대표 경기나 야구 경기 등 스포츠 경기권도 마찬가지다.
[중고거래 플랫폼 캡쳐]
수요가 있으니 거래가 성사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매하는 행위도 아니니 구매하는 이가 없다면 되팔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품귀를 빚은 텐트를 중고거래 앱에서 구매했다는 30대 A씨는 “추첨을 통해 판매할 만큼 물량 자체가 부족한데 중고거래에 올라와 바로 구매했다”며 “구매 기회에 비용을 지불하는 게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찬반을 떠나 중고거래 플랫폼이 인기를 끄는 만큼 관련 제도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암표에 대한 규정이 대표적 예다. 현재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경기장, 역, 공연장 등에서 웃돈으로 표를 되팔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즉, 현행법에선 이 같은 행위 처벌을 오프라인 장소로만 규정하고 있다.
현재 거래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유명무실한 처벌 규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전한 중고거래 플랫폼 문화 확립은 업계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며 “전문적인 되팔이 행위 등 불법적인 행태를 규제하고 건전한 중고거래 문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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