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 끄덕끄덕해지는 것들
지나고 나면
다 끄덕여지는 것들
기쁨도 슬픔도, 사랑의 이별도
지나고 나면
다 끄덕여지는 것들
발자국이 쌓여
길이 되듯
살아온
숨과 숨이 쌓여 삶이 되듯
길이 데리고 간 미루나무 아래
되새김의 시간은 어제같다.
우리 모두
걸어온, 걸어갈 길 위에
너와 나, 나와 너
건너온 슬픔조차 아득한 강 저편
미소 속에 절로 끄덕여지는 것들
창문을 치는 바람
내리는 빗속에 잠시 걸어와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아픈 길들
다른 이의 사람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사는 길
가슴에 남아 아픈 것,
슬픈 것, 저린 것들도 다 가고
절로 끄덕여지는 것도
창문을 타고내리는 소녀의 목소리
빗속 풍경은 깨끗하다.
지나고 나면 다
끄덕끄덕해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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