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21~28도로 더운 날씨를 보인 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가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겨울의 시작인 입동(8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초여름 날씨 같은 따뜻한 가을이 이어지고 있다. 2일 한때 남부지방에선 기온이 최고 30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낮 기온이 역대 11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한낮에는 반팔 차림의 시민들 모습도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서울의 최고기온은 25.9도를 기록했다. 이는 1907년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한 이래 11월 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경북 경주시와 강원도 강릉시에서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29.4도와 29.1도로 조사됐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은 이날 오후 2시24분 기온이 30.7도까지 올랐다. 제주에서도 성산의 일 최고기온이 26.5도까지 올랐다. 일부 해수욕장에선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제주시 한림읍 금릉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2일 따뜻한 날씨를 즐기며 물놀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이같이 따뜻한 11월이 계속되는 이유로 한반도 남쪽에 자리한 고기압을 꼽았다. 현재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한 남서풍이 지속해서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서풍은 해수면 온도의 영향을 받는데, 해수면 온도는 한반도 등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상태다. 특히 강원영동 지방의 경우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건조해지는 바람에 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이날 오전 최저기온이 높았던 점도 전국 낮 기온이 최고기온을 기록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서울의 오전 최저기온이 18.9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포근한 아침을 보였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가을철은 보통 8도~10도의 일교차를 보인다”며 “아침 최저기온이 높게 형성된 상태에선 9도 정도만 올라도 낮 최고기온이 굉장히 높게 형성된다”고 말했다.
역대 11월 중 가장 포근한 날씨를 보인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저수지 주변 울긋불긋 물든 단풍 아래 녹조가 발생해 있다. 연합뉴스
올겨울 기온 또한 3년 만에 발생한 엘니뇨로 인해 따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이어지는 현상이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올해 엘니뇨가 상당히 강한 편으로 발달하고 있으므로 과거 패턴을 따라간다면 11월 말이나 12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조금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까지는 전국적으로 평년 기온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5~6일 전국에 비가 내린 뒤엔 찬바람과 함께 기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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