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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뉴스] 탕후루 매장 폐업 급증…수도권 '비상'인 이유
  • 쿠궁쿠궁 브론즈 관리자
  • 2023.11.16 08:30 조회 260

10월 탕후루 가게 폐업 22건…첫 두 자릿수
올해만 1300곳 개업…"공급 과잉"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기 중국 간식 탕후루의 위기다. 지난 10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폐업을 기록한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붕어빵 등 대체제 간식의 부상에 인기가 저조해지고 올해만 1300곳 넘게 매장이 생기는 등 공급 과잉 현상이 이어지면서 폐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줄폐업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업체와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올해 수도권 중심으로 '우후죽순' 개업 하더니…폐업 급증

15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전국 탕후루 매장은 총 54곳이다. 특히 지난 9월까지는 한 자릿수 아래로 폐업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 10월 22건으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 폐업을 기록했다.

전국 탕후루 매장 폐업 건수. /그래프·표=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전국 탕후루 매장 인허가 수. /사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탕후루 최대 프랜차이즈업체인 왕가탕후루도 올해 서울 광진·노원·도봉구에서 1곳을 비롯해 총 6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11월이 오기도 전 미리 폐업 신고를 한 곳도 4곳이 나왔다. 이중에는 짧게는 한달, 길게는 3달만 영업한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탕후루가 인기몰이를 하며 전국에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경향이 있다. 지난 10월까지 영업 중인 탕후루 매장 1673곳인데 이중 올해 개업한 곳이 1329곳으로 80%에 달한다. 올해만 개업이 전년 대비 16배 증가한 것이다. 급증한 인기에 프랜차이즈나 자영업자들이 큰 고민 없이 매장을 연 탓이다. 이는 20여년에 걸쳐 커피전문점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전국 스타벅스 매장 수(1877곳)와도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경쟁 과열로 추후 줄폐업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겨울철 간식 트렌드는 바뀌었고 원재료인 과일 가격이 상승한 여파에 이어 공급 과잉으로 탕후루 매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현재 영업 중인 탕후루 매장은 경기도 500곳, 서울시 289곳, 인천시 130곳 등으로 수도권에만 총 919곳이 있다. 수도권 인구 밀집을 감안해도 전국 탕후루 매장의 55%가 수도권에 몰린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새로 생긴 탕후루 매장은 경기도 398곳, 서울시 228곳, 인천시 105곳 등으로 수도권에서 80%가 올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는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올해 새로 생긴 탕후루 업체 비중이 31%인 것과 비교해 한참을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 타격은 이미 반영되고 있다. 국내 최대 탕후루 프랜차이즈 업체 왕가탕후루에 따르면 이 회사 가맹점의 10월 이후 매출은 지난 4~5월과 비교해 10~25%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 데이터 분석 기업 아하트렌드가 조사한 결과에서는 탕후루 브랜드의 10월 검색량은 8~9월과 비교해 반토막 날 정도로 인기가 뚝 떨어진 모양새다.

전문가들 "공급 과잉" 우려

전문가들은 매출 타격에 따른 폐업 증가, 전국적인 점포 수 조정은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요는 정해져 있는데 현재 공급은 너무 과하다는 것이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탕후루 창업하지 말라"거나 "탕후루 매장 급매로 정리한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한 탕후루 매장 점주는 "10월 매출은 반토막 나고 11월은 월세도 못 낼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사람들은 외식업에 너무 쉽게 진입하는 경향이 있다. 탕후루를 사람들이 요즘 많이 찾는다는 생각에 사업자들이 얼마나 점포 수가 늘어날지 감안하지 않고 쉽게 진입해버린 결과"라며 "프랜차이즈 업체 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할 때나 개인 사업자들이나 탕후루 사업에 뛰어들 때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시장에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 디저트 시장은 주기가 짧다. 인기 상품이 수시로 바뀐다"며 "탕후루는 창업하기가 수월한 아이템 중 하나로 비용도 다른 창업에 비해 많이 안 들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는데, 겨울철엔 특히 적절하지 않은 아이템이라고 여겨진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돌파구는?

평소 주말 저녁 시간대 사람들로 붐볐던 건대입구역 인근 왕가탕후루가 손님 없이 썰렁한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그렇다고 돌파구가 아예 없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미 탕후루 점주들도 대비책에 나섰다. 일부 탕후루 전문점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산타 탕후루를 준비하는가 하면, 탕후루 그릭요거트, 구슬 아이스크림 등 신메뉴를 출시했다.

이 교수는 "겨울철에도 먹기 좋은 재료 등을 추가해 탕후루 상품을 추가로 개발하거나, 탕후루가 중국에서 온 간식이라는 점에서 겨울 중국 디저트 중 좋을 만한 아이템을 추가하는 방식 등으로 탕후루 콘셉트는 손상하지 않게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과일 물가가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해 원래 탕후루에 들어가는 딸기나 포도 등보다 사과나 귤 등 제철 과일을 더 활용해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과일을 맛보게 하고 재료비 문제점도 해소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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