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리얼리티쇼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에서 참가자들이 생존이 달린 게임에 임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넷플릭스 제공“4번은 안 돼. 한국에서 4는 불길한 숫자야.” “우리 ‘깐부’ 할까요? ‘단짝’이라는 뜻의 한국말이에요.”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외국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다. “깐부!”를 외치며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한다. 머리가 하얗게 센 ‘302번’ 백인 여성은 함께 출연한 아들에게 “4번은 불길하다”고 조용히 속삭인다. 이들이 지내는 생활관엔 한글로 ‘출구’ ‘엘리베이터’라고 안내 문구가 쓰여 있다. 참가자들은 진행 요원들에게 제거당하지 않기 위해 흙바닥에 엎드려 열심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우승자 ‘456번’(이정재)처럼 달고나를 핥는다. 세트장 한쪽엔 4.2m 높이의 여자아이 모양의 로봇 인형 ‘영희’가 서 있다.
456명의 참가자가 리얼리티 쇼 역사상 최대 상금인 456만 달러(약 60억 원)를 놓고 생존 게임을 벌이는 넷플릭스 예능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가 22일 베일을 벗는다. 지난해 미국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전 세계에서 8만1000여 명이 지원했다. 참가자들의 암투 앞에 40∼50분 분량의 한 회차가 쏜살같이 지나간다. 총 10화 분량으로 22일 1∼5화, 29일 6∼9화, 12월 6일 최종화를 공개한다.
참가자들이 팀을 나눠 ‘배틀십 게임’을 하는 모습이다. 배틀십 게임은 ‘오징어게임’ 드라마에선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공격을 통해 상대편 전함 위치를 파악한 뒤 먼저 침몰시키는 쪽이 이긴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10일 공개한 영상에서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세트장을 방문해 “드라마 세트장과 정말 똑같다. 문 색깔과 벽 그림까지 같다. 디테일이 살아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황 감독은 “(더 챌린지)제작팀이 세트장을 실제 드라마와 완전히 똑같이 만들고 싶어했다. 우리 제작팀에 세부사항을 굉장히 자세하게 질문했다”며 “둘러 보니 ‘오징어 게임 시즌2’ 세트장을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는 영국 리얼리티쇼 제작사 ‘스튜디오 램버트’와 ‘더 가든’의 작품이다. 런던 워프 스튜디오에 세트장을 만들어 총 16일 동안 촬영했다. 총 6개의 세트장이 서로 연결돼 있고,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미로 같은 계단을 지나면 게임장에 입장하게 된다. 드라마 세트장을 거의 그대로 구현했다. 참가자가 제거될 때마다 천장에 매달린 돼지 저금통에 1명당 1만 달러씩 쏟아지는 것도 원작 그대로다. 다만 원작에서는 무게 때문에 이 장면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했는데,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에서는 실물 돼지 저금통을 만들었다. 최종화에서 상금으로 가득 찬 돼지 저금통 무게가 800kg에 육박했다고 한다.
다양한 인종과 직업, 성별을 지닌 456명의 참가자는 ‘오징어 게임’처럼 철제 침대에서 먹고 자며 합숙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등 원작에서 나온 게임과 함께 서양인들에게 익숙한 게임이 몇 가지 추가됐다. 참가자들이 탈락하면 셔츠 안에 입은 특수 조끼에서 오징어 먹물을 연상시키는 검은 잉크가 자동으로 터진다. 탈락한 참가자들은 그 자리에서 털썩 쓰러진다.
전례 없는 상금을 건 리얼리티쇼인 만큼 참가자 선발과 공정성에 만전을 기했다. 런던과 미국 서부, 동부에 허브를 두고 8만1000여 명에게서 지원서를 받았다. 이후 비디오 테스트와 면접을 거쳐 456명을 선발했다. 60대 뉴욕타임스(NYT) 전 편집자와 그의 아들, 내과 의사, 전직 군인, 수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원초적인 생존 경쟁을 벌인다. 다만 참가자 중 한국인은 없다.
존 헤이 더 가든 최고경영자는 “인성을 테스트하는 게임, 믿음과 배신이 이끌어 가는 이야기 등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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