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이야기
[자유]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우리플라워 브론즈 파트너스회원
  • 2023.11.27 08:05 조회 281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자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게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이외수 『좋은 시, 명시인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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