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겨울나무
지키려고 했던 무거운 마음을
툭툭 벗어 던진 저 말끔함
무던히도 힘겹던 짐 모두 내려놓았다
햇살로 받은 사랑 꽃피워 그늘 주고
단맛의 열매로 고운 단풍으로
모두 내어놓고 빈손으로 서 있다
앙상한 뼈마디에 맺힌 사연
지난 세월이 심상치 않았다며
박힌 옹이로 그 속내를 말한다
인고의 세월에도 겨울나무는
푸른 심장을 뿌리에 두고
뜨거운 피는 가지로 뻗어가며
차디찬 바람 앞에서도
초연하게 나이테를 그리는
늠름한 겨울나무 앞에 서면
바닥을 보이던 힘이 불끈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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