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졸업식 꽃다발이 판매되는 모습./사진=당근마켓 화면 캡처

졸업 시즌인데도 물가 상승 여파로 '꽃다발 특수'는 찾기 어려워졌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꽃다발을 거래하는 일도 많아져 화훼업계의 한숨이 깊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경매된 절화(가지를 잘라 꽃다발 등으로 쓰는 꽃) 거래량은 17만단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단과 비교해 34.4% 감소했다.

경매금액도 지난해 29억5000만원에서 올해 18억1300만원으로 38.5% 줄었다. 1월 졸업식은 점점 많아지는데 '졸업식 특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흐름이다.

물가가 올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꽃 소비도 줄었기 때문이다. 졸업식 꽃다발에 주로 쓰이는 프리지아 한 단의 지난 일주일 평균 가격은 531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올랐다.

꽃이 비싸지자 중고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화훼업계의 타격은 더욱 커졌다. 한 예로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선 졸업식 꽃다발을 재판매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가격은 1~2만원대에 형성됐고 하루 만에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꽃다발을 통상 5~6만원대에 살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3~5만원 상당 저렴하다. 졸업식 사진에 남길 목적으로 잠깐 필요한데 새로 사긴 아깝다는 인식이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화훼업계는 재고 처리도 못 하는 상황이 됐다. 경기 남양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A씨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오늘, 내일 근처에서 졸업식을 진행하는 학교가 5곳이나 있어 30개의 꽃다발을 준비했는데 20개를 겨우 팔았다"고 토로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화훼농장을 운영하는 B씨도 뉴스1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비대면 행사가 늘면서 전체적으로 수요가 줄었는데 올해는 물가도 크게 올라 장사가 더 안된다"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