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소재 한 어린이공원에 붙은 현수막 사진. SNS 캡처
서울 시내 한 어린이공원에 ‘공놀이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어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주택가에 있는 어린이공원에 현수막이 붙었다. 현수막에는 “어린이 공원 내 축구, 야구 등 공놀이 자제해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이웃주민들이 공튀기는 소음에 힘들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현수막 사진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지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왔다. “어린이공원에서 공을 갖고 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억지”라는 비판이 주로 나왔지만, 다른 한편에선 “밀집한 주택가에선 공원 소음이 상당하다” “민원 시달리는 공무원은 무슨 죄인가” 등의 지적도 있었다.
현수막 내용에 공감한 누리꾼들은 “집 근처 공원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하면 주차된 차량에 공이 맞기도 한다. 보면 불안하더라” “넓은 잔디밭 공원도 아니고 보통 저런 공원은 진짜 마을 공원 아닌가” “이런 주택가 내 공원은 5살 이하 유아도 이용할텐데 공에 맞을 수도 있고, 안 하는게 맞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앞뒤가 맞지 않는 말, 그냥 어른공원으로 만들어라” “집에서는 층간소음 때문에 못하는데 이젠 밖에서도 못하네” “공놀이가 위험할 순 있는데 시끄러워서 안된다는 건 말도 안된다” 등 비판 의견도 많았다.
양천구청에 따르면 현재 해당 공원을 두고 상충하는 내용의 민원이 다수 제기되는 상황이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11일 국민일보에 “‘아이들의 공놀이를 금지해달라’는 민원과 ‘왜 공놀이를 못 하게 하느냐’는 민원이 함께 들어온다”며 “양측 민원을 절충해서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현수막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공원 내 공놀이를 금지할 수 없으니 공놀이를 하더라도 과도한 소음을 내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는 것이다.
이번 논란이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서울에선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어린이공원의 면적이 매년 줄고 있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 사이 서울 시내 어린이공원 수는 2013년 1301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 2022년에는 1248곳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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