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15일 오후 2시 50분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은 일순간에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모자를 뒤로 눌러쓰고 편한 트레이닝복을 입은 오타니는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옅게 웃어 보이며 손 인사를 건넸다.
동행한 아내 다나카 마미코(27)도 수줍게 웃으며 오타니를 한 걸음 뒤에서 따라갔다.
통제된 경로를 따라 곧바로 버스에 올라탔기 때문에 취재진이나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은 없었다.
하지만 팬들은 하나도 아쉽지 않다는 듯 연신 오타니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대신 오타니는 비행기 창밖을 찍은 사진을 태극기 이모티콘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려 한국 도착을 올렸다.
오타니가 지나간 뒤로 야마모토 요시노부, 무키 베츠, 타일러 글래스노우 등 스타 선수들이 차례로 지나갔다.
바비 밀러, 개빈 럭스 등은 팬들의 부탁에 발걸음을 멈추고 야구공에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명당에 자리 잡은 덕분에 두 선수의 사인을 모두 받은 홍령기(23) 씨는 다음 달 군 입대를 앞두고 큰 선물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홍씨는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을 실제로 봐서 꿈만 같다"면서 "운 좋게 2차전 티케팅에 성공했는데 야마모토의 첫 피칭을 본다는 게 감격스럽다. 오타니도 홈런 하나 때려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일 팬들 사이에서는 오타니의 사진과 함께 '환영한다'는 의미의 'Welcome'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100여명을 이끌고 왔다는 오타니 팬클럽 회장 이재익(48) 씨는 "저는 무교인데 그동안 기도하고 염원했던 게 응답받은 느낌"이라면서 "서울시리즈로 회원이 100명 이상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자국 스타인 오타니를 바다 건너 바라봐야 했던 일본 팬들도 많았다.
지난해 국제결혼을 하고 한국에 정착한 오자와 유리(28) 씨는 "오타니와 동갑이라 고등학생 때부터 응원했다"면서 "일본에 있을 때도 못 봤는데 오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인천까지 왔다"고 수줍게 말했다.
입국장은 다저스 전세기가 착륙하기 한참 전부터 오타니의 실물을 '영접'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한국, 일본의 취재진까지 약 삼사백명이 내뿜는 열기로 가득했다.
해외 여행객과 공항 직원들도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뜻하지 않았던 행운을 즐겼다.
한편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이날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신원미상의 시민이 날계란 1개를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계란에 맞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경찰단 관계자는 "현장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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