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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결국…창립 31년 만에 첫 전사 희망퇴직
  • 해루미 브론즈 관리자
  • 2024.03.26 16:28 조회 203


실적 부진을 겪는 이마트가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점포별이 아닌 전사적인 희망퇴직은 이마트가 1993년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내수 침체와 온라인 쇼핑 증가로 업황이 나빠지자 인력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25일 수석부장·부장·과장급 중 근속 1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월 급여 24개월 치(기본급 기준 40개월 치)의 특별 퇴직금과 생활 지원금 2500만원, 전직 지원금 1000만~30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컨설팅도 진행한다.

이마트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이날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초 폐점을 앞둔 서울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도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과거에는 점포가 문을 닫아도 인근 점포로 인력을 재배치했으나, 최근 실적 악화로 비용 감축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이마트 직원은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46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부진 영향이 컸지만, 이마트 별도 기준을 봐도 매출(16조5500억원)이 전년 대비 2.1% 감소했고 영업이익(1880억원)은 27.4% 급감했다. 점포 리뉴얼 등에 대대적으로 투자했으나 아직 수익성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주주들의 실적 압박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이마트는 6만8700원으로 거래를 마쳐 5년 전(17만2500원)보다 60.2% 하락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1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승진과 관련해 “승진보다는 신음하는 이마트 주주에 대한 사과 및 기업 밸류업 대책을 내놓는 것이 옳지 않았나”라고 논평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마트 업계는 소비 침체에 이어 중국 직구 플랫폼의 저가 공세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건비 절감으로 주주들에게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등 3사 기능 통합으로 오프라인 경쟁력 되살리기에 나섰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한 박자 빠른 CEO 교체로 수익성 개선 의지를 내비친 이마트가 분산돼 있던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인력 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휘청거리며 마트 산업과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인력 감축 ‘칼바람’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롯데마트는 2021년 상·하반기와 지난해 말까지 총 세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롯데마트 역시 슈퍼와 상품 소싱을 통합해 중복 업무를 줄이고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날 SK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도 오는 29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 희망퇴직이다. 당시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으나, 이번엔 전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에 실적 부진을 겪는 유통 업계가 비용 줄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며 “일부 회사는 수익 개선·비용 절감 아이디어를 내 성과를 달성하는 직원에게 포상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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