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아이파크 사전점검 당시 곳곳에서 발견된 부실시공 흔적들. /사진=경산 아이파크 입주예정자 제공
"입주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방문해 가족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을 확인하러 갔는데 말 그대로 '공사현장' 사전방문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이건 콘크리트고, 여기 빨간색은 단열재야. 나중에 석고보드를 대고 벽지를 발라 주실 거야'라고 설명해야 하나요?"
이달 말 입주를 앞둔 경북 경산 아이파크에서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사전점검 기간 이틀 동안 한 세대에서 발견된 하자만 해도 150건이 넘는 상황이지만 시공사는 오는 30일 예정대로 입주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3일 경산 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24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점검 당시 곳곳에서 하자가 발견됐다. 건물 내·외벽에 균열이 나 있는가 하면 벽지가 울거나 도배가 되지 않아 시멘트벽이 그대로 노출된 곳도 있고 인부가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과 낙서도 확인됐다. 일부 세대에서는 누수까지 발생해 천장이 젖거나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둥 한 세대 내에서 발견된 하자만 15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점검을 진행한 입주예정자 정모씨는 "공사장과 다름없는 시공 상태, 갈라진 벽과 흔들리는 계단, 밖이 훤히 보일 만큼 벌어진 엘리베이터와 워터파크를 방불케 하는 누수 현장 등 입주예정자들은 주택법에서 보장한 사전점검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하자 등록 건수만 해도 한 가구당 150건씩인데 시간이 부족해 그마저도 다 확인하지 못했다. 우리가 새집을 산 거지 헌 집을 산 것이 아닌데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A씨도 "사전점검을 위해 내 집을 찾아간 건지, 공사 현장을 둘러보러 간 건지(모르겠다)"며 "대부분 미시공에 전등이 켜지지도 않아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하자를 찾고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내부로 들어가지도 못하는 세대도 있었다. 내부 마감이 되지도 않은 미시공 상황에 어떤 하자를 입주민들이 확인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화장실과 벽면에 인부가 남긴 듯한 오물과 낙서가 방치돼 있다. /사진=경산 아이파크 입주예정자 제공
경산 아이파크는 경북 경산시 압량읍에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9개 동, 977세대 규모로 들어서는 단지다. 이 일대에 처음 공급되는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사전점검 이후 입주예정자들의 기대는 원성으로 바뀌었다.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에서 중대한 하자가 대량 발견된 만큼 입주를 미루고서라도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입장이다. 정씨는 "입주일까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그 많은 하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졸속 공사의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안전성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입주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화물연대 파업 등 건설 현장 상황들이 많이 안 좋았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사 지원을 받아 공사를 진행해왔다"며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입주 시점까지는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점검으로 신뢰가 떨어진 만큼 입주예정자들을 직접 만나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오는 4일 경산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과 만나 하자 보수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시공이 안 되거나 미흡한 부분은 당연히 준공 전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앞으로의 하자 관리 방안 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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