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주위에 수북한 쓰레기더미 '금연 표시' 화장실 옆 담배꽁초 가득 상춘객 발길에 평소보다 3~5배 늘어 지난 10일 오후 8시께 찾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 10분쯤 걸어 한강공원에 도착하자 악취가 풍겨오는 2.5t짜리 쓰레기통 두 개가 눈에 띄었다. 배달 음식 용기와 페트병, 비닐봉지 등이 한데 섞여 쓰레기통 위까지 삐져나와 쓰레기 탑을 이루고 있었다. 배달 음식 용기가 담긴 봉투를 들고 온 시민들이 꽉 찬 쓰레기통을 두리번대다가 콘크리트 바닥에 쓰레기를 툭 던지고 자리를 떠났다.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불과 두시간 만에 쓰레기통 반경 300m 내외로 거대한 쓰레기 섬이 생겼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비치된 2.5t짜리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무더기로 쌓였다. 근처 콘크리트 바닥에도 쓰레기가 가득했다.[사진=이지은 기자]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풀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포크와 숟가락 등 배달 용기가 담긴 쓰레기봉투와 라면이 담긴 일회용 그릇이 잔디 위에 널브러져 걸음걸이마다 쓰레기가 채였다. 색색깔의 팬지꽃이 심어진 화단은 버려진 물병과 알루미늄 캔으로 에워싸여 있었다. 한 시민이 화단을 툭 치고 지나가자 음료수병이 엎어지며 남아 있던 음료가 쏟아졌다. 광장에는 시민들의 발자국이 찍힌 전단이 뭉쳐 배수구 위에 들러붙어 있었다. 화장실 인근도 시민들이 버린 담배꽁초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0대 남성 2명이 금연 표시가 부착된 화장실 벽 앞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고는 자리를 떴다. 최근 여의도 한강공원은 몰려든 상춘객들로 인해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다. 봄꽃축제는 지난 2일 막을 내렸지만, 늦어진 벚꽃 개화 시기로 현재까지도 시민들이 발길이 이어지면서 한강공원 관계자들은 쓰레기 처리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10일 금연 표시가 부착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화장실 인근에서 시민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바닥에는 버려진 담배꽁초가 마구 흩어져 있다.[사진=이지은 기자]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서울 내 한강공원에서 배출된 쓰레기양은 총 101t으로 집계됐다. 이중 지난 7일과 10일에는 각각 25t과 12t의 쓰레기가 버려졌다. 평소 한강공원에서 버려지는 하루평균 쓰레기 규모가 4~5t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5배 가까이 배출량이 늘어난 셈이다. 한강공원 쓰레기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한강공원 센터 소속 청소 인력들이 도맡아 치우고 있다. 서울시에는 총 11개 한강공원 센터가 있으며 이중 가장 큰 규모인 여의도센터에는 총 23명의 청소 인력이 속해있다. 이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교대로 근무하며 축구장 75개 면적에 해당하는 1.49㎢ 규모의 둔치와 광장을 치운다. 그러나 요즘처럼 시민들이 밀려드는 시기에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전체 청소인력이 교대로 돌아가며 근무를 서다 보니 사실상 낮 대에는 14~17명, 저녁 시간대에는 6~7명가량이 1.49㎢의 장소를 치우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화단과 풀밭에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놓여있다. [사진=이지은 기자]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압돌박스로 불리는 2.5t짜리 쓰레기통을 적환장에 버리고 오면 30분 만에 다시 쓰레기가 쌓인다"며 "오후 근무조들은 화장실 위주로 청소를 하는데 화장실 한 곳당 200ℓ짜리 쓰레기봉투 하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녁조 근무자 대략 6명이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화장실 24개를 돌고 나면 몹시 육체적 피로를 호소한다"며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니까 몸이 아파서 (근로자들이) 일을 하다가 진통제를 먹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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