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진 "300만원 받았다"
카라큘라 "욕설 등에 대한 질타 받겠다"
구제역 "쯔양이 먼저 (입막음) 부탁했다"
왼쪽부터 구제역, 카라큘라, 전국진/사진=뉴스1, 카라큘라, 전국진 인스타그램
구독자 1040만명을 보유한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한 의혹을 받는 유튜버들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고 유튜브는 이들의 수익화 중지 조치를 내렸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자 당초 억울함을 토로했던 유튜버들은 일부 가담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나섰다.
쯔양의 과거 폭로를 빌미로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유튜버 전국진은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국진–주작감별사'에 올린 영상을 통해 "2023년 2월 27일 구제역을 통해 300만원을 (입막음 대가로) 받았다"고 밝혔다.
전국진은 "유튜브를 하면서 불순한 의도로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돈"이라며 "당시 쯔양님이 (전 남자친구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경제적인 손해 정도만 생각했지 심각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라는 걸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쯔양의 자세한 상황을 쯔양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알게 됐다. 녹취록으로 인해 숨기고 싶은 과거가 공개돼 버린 쯔양님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유튜버 카라큘라도 이날 자신의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에 영상을 올려 "나름대로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책임은 오로지 저한테 있다"고 인정했다.
카라큘라는 "그동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알리고 피해자를 도우며 유튜브 활동을 해 왔으나 최근 공개된 구제역과의 통화상의 제 언행과 말투, 욕설은 저희 채널을 좋아해 주시고 절 응원해주셨던 분들께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질타를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아픈 과거가 공개되는 걸 원치 않은 쯔양님이 현재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계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쯔양에 대한 전후 사정을 알았다면 구제역과 그렇게 장난조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만한 통화를 하지 않았을 거다. 증명하기 쉽진 않겠지만 맹세코 쯔양에 관한 어떤 이야기도 알지 못했다. 모자란 생각과 가벼운 언행으로 쯔양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쯔양을 협박해 55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고발당한 유튜버 구제역은 이날 검찰에 '셀프 출석'했으나 검찰의 소환 요청이 없었던 터라 실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제역은 쯔양에게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 "리스크 관리 매니지먼트를 했을 뿐"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용역을 먼저 부탁한 건 쯔양 측이었고, 이에 대해 어쩔 수 없이 계약을 받아들였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 쯔양 측 "협박하는 유튜버와 원치않는 계약 진행" 고소장 제출
쯔양이 협박 유튜버들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 수사는 본격화하고 있다. 쯔양의 법률대리인 태연법률사무소 김태연·김기백 변호사는 이날 쯔양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유튜버 구제역, 주작 감별사(전국진), 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 형사 제3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쯔양 측 법률대리인은 "당시에 쯔양님은 이미 많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여러 가지 피해를 보았기에 심신이 매우 피폐해진 상태였다"며 "그로 인해 쯔양님은 유튜버들의 금품 갈취 행위에 대응할 여력조차 없었으며, 그저 조용히 홀로 피해를 감당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구제역과 체결한 용역 계약서에 대해 "철저히 '을'의 입장에 놓이게 되었고,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교묘한 방식으로 협박하는 유튜버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고, 결국 원치 않는 내용의 계약서까지 작성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쯔양 측은 고소장에 카라큐라가 포함되지 않은데 대해 "향후 조사 과정에서 여기(공갈 사건)에 가담한 자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밝혀지게 된다면 저희가 (카라큘라를) 추가 고소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의심이 가는 부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카라큘라가 직접 쯔양 쪽에 연락을 해온 적은 없다는 것이 확인이 돼 우선은 (고소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원석 검찰총장 "피해자 약점 악용해 금품 갈취하는 콘텐츠게시자 엄정 대응"
서울중앙지검은 "유명 먹방 유튜버를 상대로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고발된 일명 '사이버 레커' 유튜버에 대한 사건을 사건 관할(피의자 주거지)이 있고 다수의 관련 사건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악성 콘텐츠 게시자들의 범행에 대해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엄정 대응하고 범죄수익 환수 및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전국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 총장은 "최근 사이버 렉카가 파급력이 큰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자의 약점을 악용해 금품을 갈취하고 연예인과 일반인을 불문하고 허위 영상을 게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거액의 수익을 취득하거나 '사적 제재'를 내세워 피해자의 동의 없이 콘텐츠를 게재해 사생활을 침해하고 2차 가해를 가하는 등 무분별한 폭로와 협박·공갈을 일삼는 범행이 계속됨에 따라 많은 피해자들이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렉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급진전되는 가운데 구제역, 카라큘라, 전국진 채널의 유튜브 돈줄도 끊겼다.
유튜브 측은 "유튜브 플랫폼 밖에서 유튜브 커뮤니티에 해가 되는 행동으로 크리에이터 책임에 관한 정책을 위반한 카라큘라 미디어, 전국진 및 구제역 채널의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참여가 정지됐다. 이에 따라 해당 채널들은 유튜브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구제역, 카라큘라, 전국진이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쯔양에 대한 협박을 모의한 사실이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통화 녹취록 공개로 드러났다.
녹취록에 따르면 구제역은 "쯔양이 입막음 비용으로 예전에 같이 일했던 여성들에게 매달 600만원씩 주는 걸로 알고 있다", "고소당해봤자, 벌금 몇백만원만 나올 것", "한 번 크게 하려면 이건 2억원은 현찰로 받아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카라큘라는 "쯔양을 건드리는 걸로 해서 한 10억원을 받으면 막말로 채널이 날아가도 10억원을 받으면 되는 건데, 그런 것이 아니면 상황이 좋지 않으니 잘 선택해라"라는 취지로 조언했다.
지난 10일 쯔양은 전 소속사 대표이자 전 남자친구인 A씨에게 4년에 걸쳐 지속적인 폭행 등을 당했고 방송에 따른 정산금도 제대로 받지 못해 최소 40억원을 뜯겼다고 고백했다. A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고 해당 사건은 종결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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