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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봉화군 ‘초복’ 경로당 단체 식사에서 무슨 일이?
  • 해루미 브론즈 관리자
  • 2024.07.17 15:14 조회 326


사건이 발생한 경북 봉화군의 한 경로당 앞에 경찰 출입 통제선이 쳐져 있다.


■'초복' 점심에 무슨 일이?

15일 낮 11시 40분쯤 봉화읍 한 음식점에서 할머니 41명이 모여 점심을 먹었습니다. 내성리의 한 경로당에서 초복을 맞아 단체 식사를 진행한 겁니다. 한 테이블에 4명씩 앉아 오리불고기를 구워 먹었습니다.

현재 중태에 빠진 60대 A 씨 등 할머니 3명은 뒤늦게 도착해 또 다른 할머니 2명과 한 테이블에 앉게 됐습니다. 오리불고기를 굽고, 열무김치 등 반찬도 개인 접시에 덜어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할머니들은 대부분 복지회관과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15일 낮 단체 식사를 마치고 쓰러진 60대 A 씨가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점심 1시간 뒤 잇따라 3명 쓰러져

오후 1시쯤 복지회관 내 탁구장을 찾은 A 씨와 70대 B 씨. 경로당 부회장인 A 씨는 이날 오전에도 탁구를 쳤습니다. 이들은 평소처럼 탁구화로 갈아신고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A 씨가 속쓰림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습니다.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동시에 B 씨도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다 쓰러졌습니다. 두 할머니 모두 호흡 곤란과 침 흘림, 근육 경직을 보였습니다.

오후 3시쯤, 경로당 회장 C 씨는 집에 있다가 두 할머니의 소식을 전해 듣고 다급하게 경로당을 찾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던 C 씨도 갑자기 속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며 의식을 잃었습니다. 주변에 있던 경로당 한 회원은 "C 씨가 큰 소리로 말하다가 탁 쓰러졌다"며 "사람들이 모두 놀랐고 C 씨의 온 전신에 마비가 왔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들은 평소에도 운동을 즐길만큼, 오랜 병원 신세를 진 적도, 별다른 질환을 앓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경북 봉화군의 한 경로당 앞에 경찰 출입 통제선이 쳐져 있다.


■보건당국, 사건 초기 "식중독 의심 증상"

봉화군보건소는 애초 단체 식사 중 식중독 의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보건소는 이들 3명에 대해 수인성 감염병(세균·바이러스 등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할 때 발생하는 감염병) 의심 환자라는 소견을 내고, 환자 몸에서 검체를 채취해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사 결과는 이르면 내일이나 모레쯤 나올 예정입니다. 보건소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나와야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며 "현재 추가 증상을 보이는 주민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위 세척해보니 "농약 성분 검출"

병원으로 이송된 할머니 3명에겐 위를 세척하는 응급 처치가 진행됐습니다. 안동병원 의료진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들의 위 세척액을 보내 정밀 감정을 요청한 결과, 세 할머니 모두에게서 농약 성분이 나왔습니다. 해충 방제에 사용되는 2가지 농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의료진은 국과수에 소변과 혈액 표본에 대한 정밀 검사도 의뢰했습니다. 아직까지 이들은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하루 뒤 추가 1명 중태…경찰 수사 확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16일 오전, 70대 D 씨도 집 안에서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다며 쓰러졌습니다. 전날, 할머니 3명과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한 할머니입니다. D 씨도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봉화경찰서는 수사를 확대했습니다. 당시 음식점에 있던 41명 가운데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한 할머니들이 중태에 빠진 점, 이들 가운데 2명이 회장단이라는 점, 음식점 외 다른 동선이 겹치지 않는 점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일 경로당과 식당 등에서 할머니들이 섭취한 음식물을 모두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또, 할머니들의 동선과 목격자 진술, CCTV 분석 등을 통해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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