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표본감시 결과, 7월 1주차 91명→2주차 145명→3주차 225명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KP.3변이 우세화…아직 중증도 증가보고는 無
백일해 발생도 3주 새 2배 가까이 급증…전체환자 약 93%가 7~19세
질병청 "백일해 등 백신 적기접종하고 손 씻기, 기침예절 등 준수해야"
한동안 주춤했던 코로나19 발생이 여름철 복수의 호흡기감염병 유행과 맞물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주 새 입원치료를 받은 코로나 확진자가 3.6배나 증가한 것으로 파악돼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지난 2월 첫 주 정점(875명)에 도달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나, 약 한 달 전부터 뚜렷한 반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 수는 6월 4주차 기준 63명이었지만 이달 첫 주 91명→둘째 주 145명→셋째 주에는 225명까지 뛴 것으로 집계됐다. 3주 새 3.57배 급증한 것이다.
질병청은 앞서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이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으로 하향된 이후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표본감시기관(220곳)을 대상으로 입원환자 현황을 감시 중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5세 이상이 전체 입원환자(1만 1069명)의 64.9%인 7179명에 달했다. 이어 △50~64세 18.5%(2052명) △19~49세 10.2%(1130명) 등의 순이다.
입원환자뿐 아니라 코로나19 병원체 검출률도 증가세다. 국내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 병원체 표본감시(K-RISS) 결과, 이달 셋째 주 기준 검출률은 17.0%로 지난달(6.4%)과 비교해 10.6%p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오미크론 세부계통 KP.3 변이가 주도하고 있다. 앞서 유행했던 JN.1의 검출률은 지난달보다 39.8%p 줄어든 19.5%를 기록한 반면 KP.3는 같은 기간 27.78%p가 올라 39.8%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KP.2의 검출률도 10.4%p 증가한 16.1%다.
KP.3 변이는 JN.1 변이보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추가 변이가 더 많이 달려 면역회피 성향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KP.3를 '모니터링변이(VUM)'로 선정해 관리 중이지만, 아직까지 전파력·중증도 증가와 관련된 보고는 특별히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에 앞서 KP.3가 유행한 미국과 영국, 일본에서도 코로나19 양성률 증가 추세가 보고됐으나, 전반적 유행상황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 유행동향에 비춰보면 발생 규모는 동절기 유행 이후 5~6월까지 감소하다가 7~8월쯤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게 질병청의 진단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정부는 환자 발생동향 분석과 함께 지속적인 변이 모니터링, 특히 요양원과 같은 감염취약시설 대상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집중 홍보, 집단 발생시 신속한 역학조사 등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행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신규 백신을 도입해 10월 중 2024~20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백일 동안 지속되는 기침'이란 뜻의 백일해(百日咳)도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최근 4주간 유행이 커지고 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법정 감염병 2급에 해당된다. 잠복기는 4~21일로 발작성 기침이 특징인데, 비말(침방울)이 주된 전파 통로다.
올해 백일해 환자는 이달 셋째 주 기준 의사환자를 포함해 총 1만 3545명이 신고됐다. 지난달 4주차 (의사)환자 수 1604명에서 지난 3주차 3170명으로 3주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3~19세가 58.5%(7925명), 7~12세가 34.0%(4605명)으로 소아·청소년(7~19세)이 전체 환자의 92.5%(1만 2530명)을 차지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유행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표본감시를 통해 집계된 입원환자 수는 이달 셋째 주 기준 73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상증상 자체는 발열과 기침, 인후통,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길게는 20일까지 지속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지 청장은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가 부족하고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는 하계 휴가지 등에선 호흡기감염병이 유행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다양한 호흡기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백일해 백신 적기 접종과 함께 손 씻기, 기침예절 준수,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 적정 실내 환기 등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철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