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이야기
[자유] 좋은글
  • 아산한빛플라워 브론즈 파트너스회원
  • 2024.09.02 21:17 조회 376

#자유게시글 


[[ 9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시 / 이 채


꽃 피는 봄날엔 할 말도 많았겠지요

꿈은 땀으로 흐르고

땀은 비처럼 내렸어도

어느 꽃도 만날 수 없는 그런 날이 있었겠지요

기도하는 꿈빛으로 아침이 찾아와도

누워서도 잠들 수 없는 그런 밤이 있었겠지요


별을 보고도 잠언을 읽지 못하고

어리석은 잣대로만 재고 산 가벼움에 대하여

고독한 진실과 홀로 견딘 무거움에 대하여

무심한 달빛창 바라보며 한숨도 지었겠지요

우연히 들었습니다

당신의 허전한 기침 소리를


당신이 가을로 깊어갈 때

노을처럼 내리는 그리움이 있다면

잉크처럼 번지는 외로움이 있다면

길어진 시간의 무게 때문입니까

얇아진 낙엽의 부피 때문입니까


9월의 당신이여!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니

이 저녁 노을이

저 들녘 낙엽이

왜 이렇게 쓸쓸하냐는 말은 조금 늦어도 좋겠습니다


우연히 보았습니다

타도록 몸을 말리는 울안의 빨간 고추가

번연히 가루가 될 것을 알면서도

제 몸 한번 뒤척이지 않고

버젓이 누워 있음을

그렇게 질기게 견뎌내고 있음을

나는 보았습니다

9월의 당신이여!


(( 출처 : 이채의 뜨락 ))




★뮤직비디오 '편지' - 15세의 너에게


https://youtube.com/watch?v=fThh8EjYIzE&si=GXCa2WUZ5t5hw_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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