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이야기
[독서의계절]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ㅡ심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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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5 00:10 조회 565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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