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공식블로그 ‘빛나는제주’에 올라온 제주 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 사업 관련 게시물
제주 지역 청년 공무원들이 1인당 4만 원의 문화비 지원사업을 신청해 대거 혜택을 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사업은 지난 5월 선착순으로 조기 마감돼 이른바 ‘공무원 선수 치기’ 의혹이 불거진 사업입니다.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제주도는 청년 기본 조례에 따라 제주에 거주하는 청년(19~34세)에 대한 문화예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제주도 내 19세부터 39세 청년을 대상으로 문화 공연 관람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선착순 1만 명에게 문화예술 공연이나 도서 구입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 화폐인 ‘탐나는전’ 포인트 4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제주도는 지난 5월 22일 오전 9시 제주도 홈페이지에 홍보 안내 게시물을 올림과 동시에 신청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언론사엔 같은 날 오전 9시 39분 보도자료를 제공했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첫 지원 신청은 이날 오전 9시 58분 접수됐습니다. 이후 3시간여 만인 오후 1시 11분쯤 1만 명이 몰리며 최종 마감됐습니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청년들이 사전에 지원사업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짧게는 10일, 길게는 33일 이전에 사업을 공개하며 공정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데 사실상 당일 공고를 진행한 겁니다.
■ 일반 청년 5.7%…청년 공무원은 34% 혜택
감사위 조사 결과, 1만 명의 신청자 가운데 일반인은 8,920명, 공무원은 1,080명이 신청해 혜택을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제주도의 청년 공무원과 공무직은 3,174명으로, 청년 공무원의 34%(1,080명)가 이 사업의 수혜를 입은 반면, 일반인 청년은 15만 5,450명 중 8,920명이 신청해 5.7%만 문화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비율로만 보면 공무원이 7배 가까이 더 많은 혜택을 본 겁니다.
특히 감사위 조사 결과, 사업 담당 부서가 사업 신청 이틀 전인 5월 20일 관련 공문을 시행해 공무원들이 이틀 전 정보를 미리 접할 수 있던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제주도 담당 부서는 이에 대해 “제주도 본청과 읍면동 등에 시행한 문서는 사전에 사업 내용을 도민들에게 알려 신청할 수 있도록 홍보 협조를 요청하는 취지”였다고 감사위에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감사위는 ‘이틀 전 공고는 공무원만 해당 사업을 미리 알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일부만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대상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5월 문화비 지원 사업이 조기 마감되자 제주도 홈페이지에는 “공무원들만 알아서 신청한 거냐”라는 취지의 민원 글이 여러 차례 올라왔고, 담당 부서에도 민원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또 신청자 폭주로 한때 시스템이 마비되고 오류가 발생하는 등 불편 민원도 잇따르며 감사가 진행됐습니다.
이른바 공무원 선수 치기 의혹이 제기됐던 제주 청년문화 복지 포인트 사업 관련 민원 글(제주도청 홈페이지)
감사위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오영훈 도지사에게 “특정 대상자에게만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없도록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는 한편, 담당 부서에 엄중 경고와 관련자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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