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플로리스트 블레싱블룸 대표 윤정미 친환경 꽃꽂이 ‘하나쿠바리’로 작품 활동 에코디자인 분야 연구
“코로나19로 이 아름다운 계절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우면 집에서 꽃꽂이를 즐겨보세요. 여름에 피는 대표적인 꽃인 산수국도 좋고 6월이면 꽃망울을 터뜨리는 붓꽃도 집안을 더욱 아름답고 향기롭게 꾸며드릴 겁니다.”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위치한 플라워부티크 블레싱블룸 대표 윤정미 플로리스트는 지역 화훼업계에서 입지전적(立志傳的)인 인물로 꼽힌다.
21살 어린 나이에 달랑 70만 원만 들고 공부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귀국해 2001년 MBC아카데미에서 기획 공부를 시작으로 플로리스트의 길을 걷기까지 16년 넘는 세월이 걸렸다. 2015년 포항지역 최초로 청년 CEO 지원을 발판 삼아 플라워부티크를 창업해 현재 블레싱블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꽃을 좋아하거나 전문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이들과 함께 꽃에 묻혀 플라워 레슨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학교 출강과 공간 데코레이션도 함께 하고 있다.
5일 그를 만나 플로리스트로서의 애환과 보람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플로리스트란 무엇인가.
△플로리스트는 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미 각광받고 있는 전문 직종으로 디자인 예술 분야의 의미보다는 꽃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문직업인의 의미가 강하다. 현재 플로리스트 관련 국가자격시험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화훼장식기능사, 산업기사, 화훼장식기사 국가자격증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마미플라워디자인스쿨을 졸업했는데.
△일본 마미플라워디자인스쿨은 1962년 카와사키에 의해 창립된 일본 최초 플라워디자인스쿨이다. 카와사키 선생이 미국 유학 시절에 접한 생활 속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꽃을 활용하는 방법을 보급하기 위해 설립했다. 카와사키 케타 씨가 아티스트의 기술적인 감성을 가미시킴으로 현재 세계에 주목받는 학교가 되었다. 블레싱블룸은 마미플라워디자인스쿨의 한국등록교실(포항)을 운영하고 있으며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인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본교에서 발행되는 디플로마(수료증)을 발급 받으실 수 있는 공식 공인 교실이다.
-나름대로 작은 성공을 한 셈인데 어떤 노력이 있었나?
△성공이라 말하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다. 일본 유학 시절 꿈과 희망에 부풀어 마냥 행복했던 시기가 있었다. 꽃은 단순히 꽃꽂이를 넘어 대형 파티와 이벤트를 총괄하는 디렉터 역할까지 가능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성공이라면 한 분야의 전문가로 16년째 성실히 노력하며 가꾼,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시간이 준 성공’이라 말하고 싶다. 최신 경향과 이론을 익혀 작품화하고 꽃에 관한 연구와 공부를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하고 있다.
-플로리스트로서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플로리스트 하면 꽃이 주는 아름다움이 떠오르는 직업이다. 하지만, 백조가 보이지 않게 물속에 수없이 발길질을 하듯 플로리스트에게도 보이지 않게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꽃과 식물은 직접 만지고 보살피지 않으면 바로 시들어버리기 때문에 공간에 생명력을 넣기 위해선 먼저 꽃을 좋아하면서 ‘부지런하고 성실한’ 것이 기본태도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플로리스트는 약간의 환상을 갖게 하는 직업이란 생각이 든다. 현실은 어떤가?
△플로리스트는 노동집약적 분야로 많은 노동 시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전문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이론을 기반으로 예술성과 상업성까지도 갖춰야 하는 만큼 기본지식과 정보에 있어서 실력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미적 감각과 색채 감각도 익혀야 한다. 또한 나만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선 창의력도 필요하고, 꼼꼼하고 정교한 손동작도 요구된다. 최신 경향과 이론을 익혀 작품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와 트렌드 파악도 해야 한다. 끊임없는 교육,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꽃을 갖고 예술을 만들어 내는 플로리스트로서 자신만의 개성을 소개한다면.
△요즘 환경적인 문제로 많은 이슈를 가지고 있는데 환경까지 생각하는 노 플로랄폼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인공메카닉스가 아닌 자연메카닉스로 꽃을 세우는 ‘친환경 꽃꽂이 하나쿠바리’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하나쿠바리는 자연소재 뿌리·줄기·가지·열매 등 자연소재를 이용하여 꽃을 아름답게 세우는 친환경꽃꽂이 테크닉이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에코디자인을 좀 더 연구하고 개발하여 그 특성을 더 살리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자연계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꽃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일상의 작은 곳에서부터 꽃의 가치를 끊임없이 알리고 싶다. 또한 마미디자인스쿨에서 받은 영감과 기술로 세계로 뻗어가는 플로리스트로서의 비전을 꿈꾸고 있다. 2021년 꿈틀로 신규작가로 선정되었다. 포항문화재단에 공생공락하며 꽃이 필요한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며 성장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외에도 꽃의 디자인을 포항시민에게 알리는 노력을 하며 좀 더 윤택하고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