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기아 세단 라인업이 14개월 만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을 중심으로 한 레저용 차량(RV) 판매량을 넘어섰다. 기아는 지난 4월 이후 준중형부터 플래그십 세단까지 신형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SUV 강세 속에서도 신차 러시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2만2077대의 세단 모델을 판매해 RV(2만1097대)를 넘어섰다.
세단이 RV보다 많이 팔린 것은 작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세단 22만7687대, RV는 26만648대가 각각 판매됐다.
세단 판매량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신차 효과로 풀이된다. 기아는 지난 4월 준중형 세단 K3의 부분변경 모델과 K7 후속인 신 모델 K8를 각각 출시했다.
K3의 경우 안전·편의사양 탑재를 확대해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배우 임시완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지난 2014년 방영된 드라마 미생을 현시대 직장생활에 맞게 재해석한 TV광고 본편인 '미생 2021' 3편을 공개하며 사회초년생 공략에 나섰다. K8은 새로운 내·외관으로 신차 효과를 보는 가운데 지난달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전체의 1500여대가 판매되면서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달에는 작년 중형 세단 판매 1위인 K5의 상품성 개선 모델과 플래그십 세단 K9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작년 월 평균 7000대가 팔린 K5는 최근에도 3개월 연속 월 6000대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K9의 경우 2018~2019년 2년 연속 연 1만대 판매를 넘은 경험이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RV 모델의 경우 쏘렌토와 카니발의 인기가 공고하지만, 쏘울과 스토닉이 올해 단종되면서 라인업이 축소됐다. 대신 기아는 다음달 신형 스포티지 출시할 예정으로 세단과 RV 차종간 내부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세단 시장은 SUV 기세에 눌려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경우 올 1~5월 세단 판매량은 10만4127대로 전년보다 14.2% 감소한 반면 RV는 8만7034대로 7.7% 증가했다. 기아도 5월 누적 판매량으로는 세단이 9.4%(9434대) 줄어든 데 반해 RV는 18.9%(1만7348대)늘어 확연히 대조됐다. 르노삼성과 한국GM도 SUV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 중에 있으며, 쌍용차는 RV 차종만 판매하고 있다.
다만 준대형 세단은 고급차 선호 현상의 효과를 보고 있고 준중형의 경우 연비가 좋다는 점에서 개인 고객은 '생애 첫 차', 기업들은 영업용 차량으로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중형 세단의 경우 인기가 예년만 못하지만 기아 K5가 선전하면서 버티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SUV의 경우 차박(차+숙박) 열풍으로 라인업도 다양해지면서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세단 인기는 예년 같지 않지만 준중형과 준대형급은 수요층이 탄탄해 판매가 꾸준한 편"이라고 밝혔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기아 제공기아 더 뉴 K9. 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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