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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뉴스] 내일부터 '백신 접종자' 야외 노마스크…"자칫 대유행" 우려도
  • 유자꽃 브론즈 파트너스회원
  • 2021.06.30 09:41 조회 2,269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마스크가 지긋지긋해요."

내달 1일부터 백신 1차접종자와 완료자에 한해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1년이 넘도록 착용하던 마스크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기뻐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아직 이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도 변이바이러스 상황에 따라 '노마스크' 정책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7월부터 백신 1차 접종자·완료자 야외서 '노마스크'…"적극적으로 안쓸 것"

30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자와 완료자들은 공원 등 한적한 실외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다수가 모이는 공연장·놀이공원·쇼핑공간 등 여러 인원이 밀집한 집회나 행사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 이번 '노마스크' 조치는 실외에서만 적용되며 실내에서는 1차 예방접종자를 포함해 모두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한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28일 "마스크 착용은 최소한의 개인 방역 수단"이라며 "실내 마스크 착용은 1차 예방접종자를 포함한 모두가 지켜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태료 부과 여부와 별개로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예방접종자도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시민들은 벌써부터 '야외 노마스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도 일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최모씨(32)는 "마스크 쓰면 답답하고 피부도 상한다"며 "야외서 쓰지 않는다고 코로나가 감염된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 분위기상 아직 눈치가 보이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만 쓰고 한적한 곳에서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윤모씨도 "어느정도 익숙해졌음에도 마스크가 지긋지긋하다"며 "백신을 맞는다면 벗어도 된다고 본다"고 했다. 최근 얀센을 접종한 박모씨도 "당장 1일부터 마스크를 벗으면 눈치가 보이겠지만 턱에 걸치는 턱스크라도 하겠다"며 "답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역 고삐 다시 조이는 각국…"노마스크는 시기상조"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7일 예루살렘에서 주례 각료회의를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AFP=뉴스1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야외 노마스크'는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다른 국가들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면서 느슨해진 방역 고삐를 다시 쥐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률 80%에 달하는 영국은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자 지난주 예정됐던 방역지침 전면 해제를 4주 연기했다. 이스라엘도 노마스크를 선언한 지 열흘 만에 이를 철회하고 지난 27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다.

WHO(세계보건기구) 역시 백신 접종자라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사무부총장은 지난 28일 "2차 접종을 끝냈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여전히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상황도 녹록치 않다. 최근 들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500~600명대를 오가는 상황이다. 1주일(6월 23~29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도 609.6명을 기록했다.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에 감염되는 것을 의미하는 돌파감염 사례도 지난 24일 기준 총 44명이다.

결국 정부는 노마스크 정책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세계에서 백신접종이 가장 빠른 나라도 방역 모범국가도 한순간의 방심과 변이바이러스 때문에 다시 방역의 고삐를 조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변이바이러스 등 상황이 악화되면 언제든지 다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늘 염두에 달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노마스크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백신 미접종자가 접종자인척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통제불능의 상황도 고려해 보다 엄격하게 방역의 고삐를 조여야한다는 지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차 접종의 경우 예방률이 33% 수준인데 감염될 수밖에 없다"며 "2차 접종자는 대부분이 노인이라 (비접종자와) 구별도 쉽고 그 숫자도 적기에 이들만 마스크를 쓰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델타 변이는 스치기만 해도 감염되는 수준"이라며 "지난해 12월 대유행의 여파를 지금도 극복하지 못한 가운데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 4차 대유행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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