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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최저임금 1만원 주장에 "누구 위해 장사하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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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09 10:44 조회 1,322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임박하면서 대전·충남지역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벼랑끝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Δ코로나19 장기화 Δ주 52시간 근무제 등 경영상황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만큼 현재의 8720원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News1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대전·충남지역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은 벼랑끝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영세 중소기업들은 Δ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 Δ코로나19 장기화 영향 등 경영 악재와 함께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주 52시간 근무제에 이어 최저임금까지 인상될 경우 사실상 자신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절규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가다 서기를 반복한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 시급 1만원’은 ‘사장은 공짜로 일하라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9일 지역 중소기업계와 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수준과 관련 Δ노동계는 1만800원(올해 최저임금 8720원 대비 2080원↑(23%) Δ영세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현 수준(8720원) 동결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관련 법에 따라 8월 5일까지 고시해야 하며,이의 제기 절차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주 중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은 Δ2017년 6470원 Δ2018년 7530원(16.4%↑) Δ2019년 8350원(10.9%↑) Δ2020년 8590원(2.9%↑) Δ2021년 8720원(1.5%↑) 등으로 인상돼 왔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최근 2년간 한 자릿수에 머무른 데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공약한 만큼 이번에 반드시 1만원 이상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은 Δ코로나19 장기화 Δ주 52시간 근무제 등 경영상황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만큼 현재의 8720원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충남 천안시에서 40여명의 직원들 두고 밀링머신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A씨(57)는 “이달부터 주 52시간 적용으로 야간 연장근로가 제한돼 공기 맞추기가 어려워진 데다 올들어 원자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라며 “직원들 월급 올려주는 것도 맞다. 하지만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야 직원들도 살 것 아니냐”라고 항변했다.

각종 표면처리 부품을 생산하는 대전의 한 기업 B 대표(54)는 “주 52시간제 실시, 대체공휴일 확대도 모자라 최저임금까지 올리느냐”라며 “기업을 옥좨 뭘 얻어내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도 수차례 유예를 건의했지만 결국 (정부가)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중소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에게도 고용의 질과 환경이 악화되는 부정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일자리는 지난해 30만개가 줄어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연이은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충격이 원인이다. 심지어 현재 수준의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 비율도 15.6%(약 319만명)에 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으면 차라리 장사를 접는 게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전 동구 가오동에서 10년 넘게 약 60석 규모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C씨(53)는 “장사가 잘 될 때는 아르바이트 인력을 그나마 쓸 수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아내와 대학생 아들 등 3명이 하고 있다”라며 “손님이 늘어도 시급 1만원이 넘으면 (아르바이트)못쓴다. 차라리 영업시간을 줄이는게 낫다”라며 씁쓸해 했다.

서구 관저동 소재 커피숍 점주 D씨(47·여)는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매장 내 취식 허용과 금지가 1년 넘게 반복되면서 아르바이트 고용도 들쑥날쑥했다. 이 역시 손실”이라며 “시급 1만원 넘으면 (아르바이트)못쓰죠. 과연 누구를 위해 장사를 하는 건지 웃프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1200명대에 달하는 등 ‘4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또 다시 타격을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소상공·자영업연합회 안부용 회장은 “직원 한두명으로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는 시급 1000~2000원 인상도 엄청난 부담이 된다. 지역경제의 실핏줄인 소상공인은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며 “근로자들에게 좀더 많은 임금을 줘야 하는데는 공감한다. 하지만 지불능력의 한계에 도달한 소상공인들의 절박함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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