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뉴스1) 이상휼 기자 =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사람이었다. 지난 반 년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밝혀야 한다. "
경기 포천시 건축직 7급 최모 주무관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책임감이 강하고 밝고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고 털어놨다. 최 주무관은 지난 16일 오전 11시50분께 의정부시 금오동의 아파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과 경찰에 따르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는 짧았다. 아무도 탓하지 않았다. 다만 힘들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울하다고 말한 적은 있어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실은 없다.
최 주무관은 십수년째 주말부부였지만 하루에도 쉴 새 없이 통화하는 금슬 좋은 부부였다. 슬하에 5학년 딸은 아내와 함께 아내의 직장이 있는 서울에서 지낸다. 주말이면 최 주무관은 아내와 딸, 처남과 함께 자주 가족모임을 가졌고 쌍둥이형 부부와도 자주 모임을 가졌다. 그의 직장동료들은 "비록 떨어져 지냈지만 화목한 가족이었다. 최 주무관은 늘 검소했고 정해진 생활범위 내에서 활동했으며 선비 같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15년차 공무원인 최 주무관의 원칙은 '타인에게 피해를 안 주는 것'이라고 한다. 평소 욕설 한번 한 적이 없는 올곧은 품성이었다. 경기북부 지자체 건축직 공무원들의 모임에서도 최 주무관의 인성과 업무능력은 정평이 나 있었다. 경기북부의 지자체 다수 건축직 공무원들은 "경기도내에서도 일 잘한다고 소문난 직원이었다. 장례식장에 조문했던 동료 공직자들은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의 지인 A씨는 "최 주무관의 사망을 두고 '업무 관련성이 없다'는 식의 단편적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고인에 대한 보도 이후 유족들의 아픔은 더 커졌다. '개인적 문제로 고인이 극단 선택을 한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처남 B씨는 "동일한 내용의 기사들이 반복적으로 쏟아진 후 포천시 내외부에서 매형의 죽음에 대해 '왜곡된 사실'들이 흘러나왔다. '경제적 문제', '주말부부로서 가정적 문제', '인허가 담당 업무 관련 부담감', '우울증' 등의 소문이 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최 주무관의 빈소를 다녀간 동료직원들은 그의 죽음에 '업무적 괴로움'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매형은 올해 초부터 업무 관련 매우 힘들어했고 누나(최 주무관의 아내)는 '사표 쓰고 우리 다른 일 찾아볼까'라는 등의 상의도 했다. 지난 3월 인사팀에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발령난 인사에서는 오히려 격무부서로 발령났다. 매형은 자신의 고충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신적으로 코너에 몰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빈소에서 직원들한테 알음알음 듣기로, 15년차 공무원인 매형은 차석임에도 팀내 말석에 앉아 일을 했다고 한다. 보고서 관련 몇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수차례 반려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억울한 사람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가족을 사랑했던 매형이 죽음에 이르는 동안 과연 직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주무관의 어린 딸은 아버지가 '과로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버지는 평소 공직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늘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준 까닭이다.
지난 20일 최 주무관의 부모님과 쌍둥이 형네 부부 등 유족들은 박윤국 포천시장실을 방문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한 점 의혹없이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포천시가 진실을 규명해주고, 시 공직사회가 제대로 된 인사시스템을 확립해준다면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daidaloz@news1.kr
'알면좋은뉴스'게시판 글
대구정플라워 |
2021.07.23 |
261 |
0 |
|
대구정플라워 |
2021.07.23 |
264 |
0 |
|
대구정플라워 |
2021.07.23 |
255 |
0 |
|
대구정플라워 |
2021.07.23 |
259 |
0 |
|
대구정플라워 |
2021.07.23 |
276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