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냉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27일 최대 전력 수요가 지난 2018년 여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돼 있다./ 장련성 기자
서울 낮 기온이 36도에 달하고, 밤에도 27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계속되는 등 역대급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대 전력 수요가 연일 치솟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최대 전력 수요는 9만1141MW(메가와트)를 기록했다. 올 여름 들어 처음으로 9만MW를 넘어선 것이다. 이날 최대 전력 수요는 111년 만의 폭염이라던 지난 2018년 여름 이후 가장 높게 치솟으면서 역대 네 번째를 기록했다.
최대 전력 수요 기록 1~3위는 모두 지난 2018년 여름에 나왔다. 2018년 7월 24일(9만2478MW)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그해 8월 13일과 14일 각각 9만1405MW, 9만1548MW를 기록했었다.
올 여름 들어 열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빠져 나가지 않는 열돔 현상으로 폭염이 계속되면서 최대 전력 수요가 지난 2018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력 수급 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공급 예비 전력은 9598MW로 1만MW 아래로 떨어졌고, 공급 예비율은 10.5%까지 떨어졌다. 통상 공급 예비 전력이 1만MW 이상, 예비율 10% 이상이어야 발전기의 돌발 정지 등 사고가 발생해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본다.
전력거래소는 28일엔 최대 전력 수요가 27일보다 더 치솟아 9만1300MW, 공급 예비 전력은 9264MW, 예비율은 10.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이번 주는 기업들의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된 주라서 산업용 전력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최대 전력 수요가 이처럼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휴가철이 끝나고 기업들이 다시 조업을 본격화하면 산업용 전력 수요가 치솟아 전력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서 지난주 공급 예비 전력이 최저인 4GW(예비율 4.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정비 중이던 신월성 1호기의 정비 기간을 5주 이상 단축해 조기 재가동하는 등 원전 3기의 정비 기간을 단축해 조기 투입했다. 긴급 투입된 원전 덕에 지난주 전력 대란은 피할 수 있었다.
정부는 8월 둘째 주 최대 전력 수요가 94.4GW에 이르고, 공급 예비 전력은 4.8GW(예비율 5.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예비 전력이 5.5GW 아래로 떨어지면 전력 수급 비상 경보가 발령된다. 정부는 “전력 수요 의무 감축 제도 활용, 공공 비상 발전기 투입 등을 통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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