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씨(55)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집합 금지 등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해 "이젠 임대료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2주간 눈 딱 감고 참고 기다리면 확진자도 좀 줄어들고 나아질까 했는데 사실상 '기약 없는 기다림'이 되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이 '거리두기 4단계'에 3주차 째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 증가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8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는 1896명으로 집계되며 최고 신규 확진자수를 기록했다. 지난 22일(1842명)이후 엿새 만으로 수도권 확진자만 1232명(해외유입 20명포함)에 이른다.
특히 최근 50%대까지 떨어졌던 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이날 65%까지 오르며 일부 자영업자들은 4단계 조치가 효과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지난 26일 내달 8일까지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를 추가로 연장했다.
서초에서 횟집을 하고 있는 윤모씨(48)는 "4단계로 올리고 확진자수가 되레 증가하고 있는데 거리두기 효과가 있는 건 맞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씨는 "자영업자들의 희생에 비해 안 잡히는데 무슨 다른 방도를 마련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열흘 안에 얼마나 확진자수가 얼마나 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80만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저녁 6시 이후 매출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7월2주 서울 자영업자들의 저녁 6시 이후 평균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3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7월1주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6% 감소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6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내달 8일 이후로 추가 연장될 경우 전국단위 정부규탄 차량시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정부가 백신수급 및 접종률 향상에 실패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한다"고 항의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4단계 연장 전망도 벌써 나온다. 실제로 '7월 말, 8월 초' 휴가철로 관광지나 해수욕장 등에 인파가 몰릴 수 있고,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행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8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생각보다 유행 확산 차단이 안 된다면 그 특성을 분석할 것"이라며 "사적 모임의 통제력이 약화된 것인지, 다중이용시설 기반 감염 경로가 통제되지 못한 것인지 등을 평가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평가 과정에서 약한 부분을 강화하는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4단계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델타 바이러스의 영향 때문에 균형점이 좀 높게 형성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음주 상황을 보고, 확산세와 의료체계가 안정될 때까지 연장해야 한다"며 "비수도권의 경우엔 수도권과 발생양상이 달라 상의가 필요한데 우선 3단계 일괄 격상은 시기상으로 늦었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비수도권) 거리두기는 오히려 이전의 2.5단계보다 약화된 부분도 있다"며 "3단계에서조차 유흥업소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재택근무를 강력 권고하고, 다중이용업소도 모두 배달로 바꾸는 방침을 고려해 봐야한다"며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은 따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방역에 고삐를 조여야 할 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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