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가 순천만가든마켓 출자 예산안의 통과로 농업법인 설립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준비위원회 위원(발기인)에 순천화훼문화발전협의회(이하 화훼협회) 등이 배제, 법인설립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10억 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에 발기인 준비위원회 회의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 ‘불통 행정’이라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시의회에서 출자 예산안도 최종 통과, 화훼업계 등에서 상생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생존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관련 업종들의 전체를 아우르는 시 차원의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3일 시와 화훼협회, 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시의회는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순천만가든마켓 10억 원 출자 예산안 등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예산안이 통과된 후 시는 곧바로 지난 7월 30일 오후 2시 순천만가든마켓 주식회사 법인설립 준비위원회 첫 회의를 순천 정원지원센터 2층에서 비공개적으로 개최, 물의를 빚고 있다.
회의의 주요 내용으로는 순천만가든마켓(주)설립 계획(안)보고와 법인 정관 의견수렴 등을 골자로 다뤘으며, 준비위원회는 앞으로 법인설립 기획, 민간 주주 모집, 판매장 초기 상품 선정, 홍보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준비위원회는 또 가든마켓 주식회사의 초기 운영자금을 시 출자금 10억원을 포함해 민간 주주 모집을 통한 10억원 등 총 20억 원을 목표로 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10억 원의 민간 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5일부터 주주 모집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역에서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300여 명으로 구성된 화훼협회는 특정 봉사단체, 시민단체, 특정단체 위주의 법인설립에 대해 결사 반대하면서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는 특정인의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다 화훼협회는 시 홈페이지 등에 공고도 하지 않고 밀실에서 회의를 진행, 투명성도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화훼협회는 이 명단에 가든마켓과 특별히 관계가 없는 단체가 들어가 그 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외에도 화훼협회는 순천시장과 시의회 의장 등에게 발기인 명단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화훼협회 관계자는 “우리 협회에는 전혀 연락도 없이 배제를 시키고 입맛에 맞는 단체들로만 명단을 구성했다”며 “시에서 편성한 10억 원의 시민들의 혈세가 들어가는데다 추가로 10억 원의 공모주 등 20여 억 원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청 게시판 등에 공고도 없이 비공개로 회의를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향후 가든 마켓이 개장되면 꽃가게는 불 보듯 뻔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문을 닫아야 될 형편에 처하게 될 것이다”며 “꽃집들이 참여할 수 있고,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줘야 마땅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역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도 “시가 운영할 가든 마겟은 관내 꽃집에서 취급하는 식물과 자재는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정원수를 취급하다보면 시간이 가면 자재도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며 “코로나19로 매출이 안올라 가뜩이나 힘든 마당에 앞으로 우리 업종만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시는 “민간 주주는 농업인을 포함해서 모든 시민이 참여가 가능하며, 주주 모집이 완료되면 창립 총회를 거쳐서 10월 초에 법인 설립이 마무리될 예정이다”며 “시는 소상공인들의 참여 여부 등은 지금 단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향후 충분한 논의를 통해 상생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순천시의회는 최근 임시회에서 순천만가든마켓 10억 원의 출자 예산안에 대해 상임위원회 의원들 간 찬반 갈등과 본회의 안건 상정 지연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표결로 최종 통과를 시킨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