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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러 간 엄마의 한숨…집밥 보다 배달음식이 싸다
  • 대구정플라워 실버 파트너스회원
  • 2021.08.05 09:19 조회 1,285



델타변이에 물가급등까지…40여년만의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경기회복세 둔화+물가급등=스태그플레이션?

4일 미국 상무부와 시장 전망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5% 뛰며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 PCE 가격지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지난 4월(2.3%) 이후 4개월째 2%대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연 2%)를 웃돌았다.

문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델타 변이 등의 영향으로 경기회복세는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연 4.5%에서 4.1%로 내려잡았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도 4.1%에서 4.0%로 내리고 3분기 성장률이 0.6%로 2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만큼 하반기 대면서비스 등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미국도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6.5%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4%를 밑돌았다.

물가가 뛰고 경기 회복세까지 꺾일 경우 40여년 만에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 등의 영향으로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반 두 차례 발생했다. 1973년말~1975년초, 1980년 당시 경기침체 속에 미국 소비자물가는 연 10% 이상 뛰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 식료품에 머물던 가격 상승세가 물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히 있다고 봐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과하게 유동성을 풀어놓은 상황에서 금리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경기 회복세 주춤한데 금리인상 임박

당초 한은은 올 하반기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며 올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 1.8%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엔 기류가 달라졌다. 지난 3일 공개된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하반기 중 유가가 현재의 70달러대를 유지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 수준(1.8%)을 상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금통위원은 "그동안 한은은 수요 측 물가압력이 크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줄곧 내놨는데 이제는 이러한 표현을 쓰기 불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글로벌 농축수산물가격, 국제유가 등의 흐름을 통해 볼 때 소비자물가의 상승세가 완만해질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한은의 예상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랠리가 길고 강하게 이어진 게 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출발해 지난 3일 70.56달러로 70% 가량 뛰었다. 한은은 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10%)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4분기 이후 최대 0.2% 상승해 충격의 효과가 장기에 걸쳐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한은은 이르면 이달, 늦어도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계획이다. 물가 과열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은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한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경기 회복세가 늦어질 수 있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변이 바이러스도 백신 보급이 충분히 이뤄지면 영향력이 떨어지는 만큼 경기 회복 흐름세가 꺾일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간식' 라면 이어 과자 값도 오른다...뿌셔뿌셔 8%↑



뿌셔뿌셔 불고기맛/사진= 오뚜기
오뚜기의 라면스낵 '뿌셔뿌셔' 가격도 이달부터 평균 7.9% 인상됐다. 해태제과도 홈런볼 등 제품을 인상했고 다른 제과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등이 오르면서 라면에 이어 과자도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뿌셔뿌셔 가격을 평균 7.9% 인상했다. '뿌셔뿌셔 불고기' 편의점 판매 가격의 경우 900원에서 1000원으로 11.1% 올랐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달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하면서 뿌셔뿌셔도 같이 인상하게 됐다"며 "최근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해태제과도 이달 1일부터 '홈런볼'과 '맛동산' 등 5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한다고 밝혔다. 역시 높아진 원가 부담이 이유로 홈런볼과 버터링의 가격 인상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해태제과가 밀가루 가격 인상으로 과자 5개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한 지난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홈런볼이 진열되어 있다./사진= 뉴스1
롯데제과도 과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원가 압박이 심해지며 올해 2분기 실적이 꺾여 원가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상황을 예의주시 하며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리온도 상황이 비슷하다. 오리온의 올해 2분기 잠정 집계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7% 줄어든 556억원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원가 인상 요인들을 최대한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원재료가 밀가루 등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3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미국 소맥 12월 만기 선물 가격은 부셸(1부셸=27.216㎏)당 735달러로 1년 전보다 3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옥수수 12월 만기 선물 가격도 부셸당 552달러로 68.0% 올랐다.

"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더 싸다"



4일 서울 마포구의 대형마트 계열 슈퍼마켓. 국내산 돼지고기 삼겹살(476g), 국산 저민마늘(50g), 청상추(120g) 1봉지, 파채(200g), 시금치 1봉지, 계란 대란 1판(30개)을 샀더니 3만8004원이 나왔다. 삼겹살 1만5184원, 마늘 1490원, 상추 3490원, 파채 3490원, 시금치 5990원, 계란 8360원이다. 계란 1판만 해도 1년 전 5000~600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른 게 체감됐다.


이날 슈퍼에서 만난 주부 최모씨(45)씨는 "계란 가격은 내릴 기미가 안 보이고 1만원대였던 수박은 2만원대 이상으로 훌쩍 올랐다"며 "채소나 과일 등 물가가 많이 올라 장보기가 무섭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삼겹살, 국내산 장봐서 해먹기 2만3654원 > 수입산 배달 2만1900원


식재료를 살 때마다 가격이 올라 있어 부담된다"며 "장 보는 것보다 차라리 수입산 삼겹살 등을 배달시켜 먹거나 간편식을 사서 먹는게 더 싼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실제 마포구 한 식당에서 수입산 돼지고기 삼겹살에 상추, 마늘, 쌈장, 밥, 김치찌개, 쫄면까지 나오는 고기 세트 2인분을 주문하면 가격이 배달비 포함 2만1900원이다. 슈퍼에서 국내산 삼겹살과 채소 등을 2만3654원에 구입한 것보다 저렴하다. 삼계탕 1인분도 슈퍼에서 생닭9호(800g, 5990원), 삼계탕 재료세트(엄나무 대추 등 4990원), 국산 깐마늘(200g, 3990원), 찹쌀(1㎏, 6490원) 등을 사서 직접 끓여 먹는 것보다 1만4000원 내외를 주고 식당에서 1인분 사 먹는 게 싸고 간편하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장바구나 물가가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소매 평균가 기준 시금치 1㎏이 1만9971원으로 1년 전보다 82% 뛰었다. 같은 기간 계란(특) 30개는 7257원으로 41%, 수박은 2만5062원으로 34%, 깐마늘(국산) 1㎏은 1만2134원으로 33% 각각 올랐다. 또 닭고기 1㎏은 5966원으로 21%, 쌀 20㎏은 6만1780원으로 18%, 국내산 삼겹살(냉장) 1㎏은 2만5240원으로 17% 각각 상승했다.


국제 곡물가 급등에 라면, 과자 등 줄인상 현실화… 애그플레이션 심화 우려

국제 곡물가격과 인건비 등이 오르며 라면과 과자 등 서민 먹거리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오뚜기가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고 농심은 오는 16일부터 '신라면' 등 라면 가격을 평균 6.8% 올린다. 삼양식품, 팔도 등도 라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과자도 해태제과가 이달 1일부터 '홈런볼' '맛동산' 등 5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8% 올렸다. 오뚜기도 '뿌셔뿌셔' 가격을 평균 7.9% 인상했다. 롯데제과도 원가 압박이 심해지며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0.6%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6%까지 뛰었다. 폭염으로 공급이 줄고 다음달 추석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있고 인건비, 물류비도 올라 식료품 가격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애그플레이션(농산물가격이 주도하는 물가 상승)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 곡물 가격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다. 전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미국 소맥 12월 만기 선물 가격은 1부셸(27.22㎏)당 735달러로 1년 전보다 3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옥수수 12월 만기 선물 가격도 부셸당 552달러로 68.0% 올랐다. 대두유 12월 만기 선물 가격은 1파운드(453.6g)당 62.5달러로 100.0%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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