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이후로 대화를 못 했다."
일가족 변사사건이 발생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골목가에서 40대 남성이 고독사했다. 노숙인이던 고인은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집을 얻었지만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코로나로 이웃 간 소통마저 단절된 가운데 주민들은 시신이 부패하기 전까지 그의 죽음을 알 수 없었다.
지난 4일 오후 A씨의 시신이 발견된 다세대주택 골목은 한산했다. A씨가 거주한 방의 창문은 살짝 열려 있었고, 주택 계단을 오르자 향이 타는듯한 냄새가 났다. 커피 잔 사진이 붙여진 대문 앞에 서자 악취가 문을 넘어 코를 찔렀다.
A씨의 시신이 발견된 건물은 지난달 5일 화곡동 일가족 변사 사건이 발생한 다세대 주택과 같은 골목에 있었다. 당시 타지에 거주하는 가족의 신고에 따라 발견된 3명은 기초생활수급자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불과 한 달 만에 변사 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인근 슈퍼 주인 B씨는 "A씨는 현금을 들고와 담배와 막걸리를 자주 사갔다"며 "(일가족 변사 이후) 한 달 만에 같은 골목에서 이번에는 아는 사람이 숨지니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조사하러 온 경찰도 이런 게 요즘 자주 있는 일이라는데 충격이다"고 덧붙였다.
숨진 남성의 이웃들은 그를 말 수가 적은 노숙자 같은 사람으로 기억했다. 앞집 주민 C씨(81)는 "2년 전쯤 처음 이사왔을 때 대화도 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그러지 못했다"며 "매일 아침 5시에 막걸리를 사갔고 집 앞에는 음식도 안먹는지 막걸리병만 쓰레기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외출을 하긴 했지만, 거의 하루종일 방에 불이 켜져있었다"며 "어려운 형편 같아 자주 말도 걸고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코로나 걱정에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다. B씨도 "늘어진 옷을 입고 잘 안씻어서 냄새가 났다"며 "늘 술에 취해있는지 비틀거렸고, 노숙자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홀로 살던 A씨는 실제로 노숙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노숙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해당 건물에 입주할 수 있었지만 생계가 어려워 기초생활수급을 받았다. 한 때 교도소에 들어가 수급이 끊겼지만 출소 직후인 지난 3월부터 다시 대상자가 됐다. 그는 간질 등 여러 지병 때문에 발작이 와서 중환자실에도 입원하는 등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다.
특히 A씨는 지난주 금요일까지 활동하는 것이 목격돼 주말 사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 3일 '악취가 난다'는 이웃의 신고에 따라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이웃조차 몰랐던 고독사가 한 달 만에 다시 발생한 셈이다. 현재 경찰은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반복되는 고독사에도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는 없는 상황이다.
화곡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화곡동 1인가구 비율이 50%를 넘겨 전국 평균보다 높은데 상당수가 주거취약계층"이라며 "특히 A씨가 발견된 동의 기초생활수급자만 1500세대로 차상위계층을 포함하면 더 많다"고 전했다.
이어 "안부서비스 등을 통해 수시로 이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24시간 붙어다닐 수 없기에 한계가 있다"며 "지난 30일 A씨를 만났지만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기에 더욱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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