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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김밥 말던 사장님, 그 손으로 카드결제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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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2 10:35 조회 1,347


11일 오전 구입한 김밥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김밥 전문점 '청담동 마녀김밥' 지점에서 대규모 식중독이 발생하면서 '김밥 포비아'(공포) 현상이 커지고 있지만 김밥 전문점의 위생상태는 여전히 위태로운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머니투데이가 무작위로 서울시내 김밥 판매점 10곳을 방문해 관찰한 결과 6곳은 한 사람이 김밥을 말면서 결제를 하는 일을 같이 하고 있었다. 음식을 만들면서 외부인과 접촉하는 일을 같이 진행하다보니 위생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는 영업형태다.

10곳 중 6곳 김밥+결제 한명이…쉰내 나는 김밥 버리기도



서울 종로구 소재 한 분식집에서 목격한 장면은 김밥의 위생상태를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60대로 보이는 가게 점주는 손님이 김밥을 주문하자 맨손으로 김밥을 만 다음 해당 손으로 카드 결제를 했다. 그 손으로 밑반찬을 조리하다 바닥에 재료가 떨어지자 이를 주워 다시 조리통에 넣기도 했다.

방문한 10곳 중 결제와 조리가 분리된 곳은 4곳이었다. 키오스크(무인주문기)가 있거나 여러 사람이 있어 주문을 담당하는 사람과 김밥 조리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경우였다.

김밥을 만들 때 위생장갑을 사용한 곳은 9곳이었다. 이중 한 곳은 새로운 주문이 들어오면 위생장갑을 새로 사용했지만 나머지 업장은 기존 위생장갑을 재사용했다.

직접 김밥을 구입한 6곳 중 1곳에서 구매한 김밥은 상태가 좋지 않았다. 구매할 때 새로 만든 김밥을 산 뒤 30분 정도 후에 먹었는데 쉰내가 나서 버려야 했다. 해당 김밥을 만든 식당 주인 A씨가 "우리는 직접 계란을 부치기 때문에 위생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던 곳이었다.

한 소비자는 "위생장갑을 끼고 김밥을 만든 뒤 그대로 계산까지 하는 경우를 봤는데 혹시라도 카드나 현금에 있던 세균이 김밥에도 묻었을지 걱정됐다"며 "외부에서 사먹는 음식은 아무래도 집에서 직접 해먹는 것보다 비위생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밥 점주들 한숨, "식중독 사태로 매출 두자릿수 감소"… 위생관리 철저히 하는 식당 피해 우려


실제 현장에선 마녀김밥 식중독 사태 이후로 김밥을 찾는 손님들이 줄었다. 종로구에서 프랜차이즈 김밥집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주에 비해 이번주 매출이 10~20% 줄었다"며 "매장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자리를 잡으려고 할 때 식중독 사건이 발생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마포구 소재 개인 김밥점 주인 C씨도 "식중독 사건 이후 40% 이상 김밥 매출이 줄어든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다른 김밥 전문점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종로구에서 개인 김밥집을 운영하는 D씨는 "식중독 같은 경우 재료만 조금씩 신경 써줘도 큰 피해는 없었을 텐데 열심히 위생에 신경 쓰는 가게까지 타격을 받으니 아쉽다"고 토로했다.

평소 김밥을 자주 먹는다는 종로구 소재 직장인 E씨는 "외부 식당에서 먹는 음식은 어느 정도 비위생적일 것임을 감안하는데 김밥집에서 식중독이 발생했다고 모든 김밥집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 좀 과한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이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내 청담동 마녀김밥 지점 2곳과 지난달 부산 연제구 밀면집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은 살모넬라균 교차 오염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살모넬라균은 닭, 오리, 돼지 등 장내나 자연에 널리 퍼진 식중독균으로 닭의 분변에 오염된 달걀에서 흔히 검출되는데, 조리 과정에서 달걀 껍데기의 오염 물질을 통해 교차 오염된 것으로 추측된다.


식약처는 폭염 등으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달 9~20일 17개 지방자치단체와 김밥 등을 취급하는 분식점 3000여곳의 위생 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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